제주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에서 지난 1월 초 145억원이 사라졌다가 경찰이 130억원(90%)을 발견했지만 사건의 해결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돈의 주인과 출처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12일 본지 취재 결과, 제주경찰청은 분실된 거액의 현금뭉치 가운데 카지노 VIP 전용금고에서 81억5000만원을, 제주시 모처에서 47억원 등 총 130억원을 회수했다. 경찰은 회수한 5만권짜리 신권 26만장(130억원)의 일련번호로 돈의 출처를 확인하려고 했지만, 한국은행이 시중에 푼 현금 중 극히 일부에 해당돼 소유자를 확인하지 못했다. 이 돈은 도내 한 금융기관 금고에 보관 중이다. 카지노 측은 말레이시아국적의 자금담당 임원 임모씨(55·여)와 고객을 유치하는 에이전트 직원인 30대 중국인 위모씨를 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그런데 자금담당 임원 임씨는 지난해 성탄절 전후로 아랍에미리트(UAE)로 도주했으며, 위씨는 중국으로 잠적했다. 경찰은 인터폴에 임씨와 위씨를 최고 수배등급인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해외에 머물고 있는 이들 2명이 체포되고 한국으로 송환돼야 이번 사건의 전모가 드러난다. 하지만 경찰은 이들이 현재 머물고 있는 국가를 파악하지 못한데다
제주시 이호유원지 사업이 표류하는 가운데 개발 부지(매립지)에 무허가 판매시설이 들어서면서 마을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10일 본지 취재 결과, 이호해수욕장 매립지(3만6363㎡)에 무허가 컨테이너 14동이 설치됐고 일부 가건물에는 아이스크림 판매점과 속칭 ‘뽑기방’ 간판이 내걸렸다. 제주시는 불법 컨테이너 가건물을 설치한 A업체에 지난달 자진 철거를 해줄 것을 요청했고, 이호동마을협의회와 청년회는 지난 9일 현장에서 판매시설 철거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호동청년회는 A업체가 야시장 운영을 위해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마을 갈등을 차단하고, 불법 음식물 판매시설이 들어서지 못하도록 제주시에 조속한 철거 대책(행정대집행)을 요청했다. 더구나 A업체는 토지 사용 동의를 받지 않고 무허가 컨테이너를 설치, 매립지 소유주인 제주분마이호랜드㈜는 최근 불법 점유한 시설물에 대한 철거 소송을 제기했다. 또 A업체 관계자를 상대로 현장 접근 금지 가처분 소송도 제기했다. 제주시에 따르면 A업체는 지난해 사업자의 동의나 허락도 없이 이호유원지 부지와 해안가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등 환경정비 사업을 실시했다며 1억5000만원을 제주분마이호랜드㈜
도민 120여 명을 상대로 250억원대의 외제차 수출 사기 행각을 벌인 주범이 검거됐다. 제주경찰청은 사기 사건의 주범 김모씨(51·경기)를 검거, 구체적인 사기 수법과 피해 규모를 확인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앞서 경찰은 김씨와 공모한 함모씨(24)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는 지난해 9월 H무역회사라는 유령 회사를 설립한 후 60개월(5년) 할부로 1억원 상당의 고급 외제차를 구입하면 월 300만~400만원의 할부금 대납과 함께 동남아 국가에 차량을 수출, 1대당 2000만원의 관세 차익금을 지급하겠다고 피해자들을 현혹했다. 이에 속은 A씨 일가족 5명은 12억원의 장기 할부조건으로 외제차 12대를 구입했다가 채권추심 업체로부터 빚 독촉을 받고 있다. 김씨의 사기 행각에 속은 피해자는 120여 명에 피해액은 250억원에 달하고 있다. 김씨는 피해자들이 구입한 외제차를 대포차로 둔갑시켜 헐값이 팔아 넘겼다. 이로 인해 해당 차량은 과속과 주차 위반행위로 각종 범칙금과 과태료 부과서가 고지됐으며, 마약 투약사범이 이용하면서 차량 내부에서 마약과 주사기가 발견되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자신이 구입
백두산 화산 활동 감시와 화산 폭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화산 연구 테스트베드(시험환경) 구축을 위한 한라산 공동연구가 올해부터 시행된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함께 한라산 해발 700m 이상 고지대에서 2025년까지 향후 5년간 공동연구를 실시한다고 5일 밝혔다.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정부의 남북 과학기술 협력 최우선 과제는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이지만 한반도 정세와 코로나19로 북한 또는 중국에서 백두산을 방문, 연구하는 활동은 차단된 상태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화산 활동 징후는 없지만 활화산인 한라산의 화산체 형성과 마그마 용융체(암석이 녹아 지하에 저장된 상태)의 진화 특성을 규명하면, 백두산의 화산 활동에 확대 적용이 가능하고 화산 폭발 위험성 평가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앞서 세계유산본부는 지난해 서울대·고려대·부경대와 함께 한라산의 화산 활동 여부와 마그마 존재 및 구조를 확인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화산 폭발로 생성된 수월봉·송악산·차귀도에서 지질조사와 마그마 특성 조사를 수행했다. 세계유산본부 안웅산 박사는 “약 19만년 전부터 2만년 전까지 잇단 화산 폭발로 형성된 한라산의 화산 연구와 마그
오는 7월 1일 전면 시행되는 제주형 자치경찰제를 이끌어갈 제주자치경찰위원회가 6일 출범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날 원희룡 도지사와 김창룡 경찰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내 제주종합비즈니스센터에서 제주자치경찰위원회 출범식과 현판 제막식을 개최한다. 이어 초대 위원장(정무직 2급)과 위원 6명 등 7명에게 임명장이 수여된다. 경찰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올해 초 시행된 개정 경찰법은 경찰 조직과 사무를 ▲자지경찰사무(교통·생활안전·여성청소년) ▲국가경찰사무(정보·보안·외사·경비) ▲국가수사본부(수사) 등 3개 영역으로 분리했다. 경찰 업무 일부를 중앙정부가 아닌 지자체가 담당하는 자치경찰제는 합의제 행정기관인 자치경찰위원회가 지휘·감독을 한다. 제주도는 2006년 제주특별법을 근거로 전국 유일의 자치경찰제를 15년간 수행해 자치분권 모델을 선도해왔다. 그런데 기존 도자치경찰단과 제주경찰청으로 조직이 이원화된 제주형 자치경찰제가 이달부터 시범 운영되지만 과제도 산적해 있다. 우선 교통·생활안전·여성청소년 보호 등 자치경찰 업무 분장에 앞서 인력 재배치가 선결 과제로 떠올랐다. 제주경찰청과 3개 경찰서는 전체 인력 2091명 중 978명(47%)이
민간특례 사업으로 추진 중 오등봉공원 면적의 3분의 1은 이미 개발돼 훼손된 가운데 도시공원 존치를 놓고 행정과 토지주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3일 제주시에 따르면 오는 8월 11일까지 실시계획이 고시되지 않으면 일몰제 적용으로 오등봉공원은 도시공원으로서 효력이 상실된다. 제주시는 공원 전체 면적 76만4863㎡ 중 35.6%(27만2286㎡)에 주택과 창고 등 건축물과 경작지가 이미 들어서면서 훼손됐다고 밝혔다. 제주시는 제주아트센터와 한라도서관을 낀 오남로에 광역 상·하수도가 매설돼 개발압력이 높은데다 도시공원에서 해제되면 난개발이 우려된다며 민간특례 사업의 필요성을 밝혔다. 이곳 부지는 자연녹지로 입목본수가 50% 이하인 곳은 건축법에 따라 4층 이하의 공동주택을 신축할 수 있다. 사업자인 ㈜호반건설은 8262억원을 들여 전체 면적 중 87.6%(66만9783㎡)에는 공원시설을 유지하되, 12.4%(9만5080㎡)에는 15층 규모 아파트 1429세대를 신축해 분양한다. 제주시는 민간특례 사업을 시행하면 토지보상비 등 1597억원의 절감과 함께 난개발을 차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시는 민간특례 사업 대신 지방채(161억원)를 발행해 공원시설을
제주지역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이 전년보다 2배 가까이 오르면서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폭탄’이 현실로 다가왔다. 특히 세금 부담은 물론 각종 사회보장제도에서 탈락하는 사례도 속출할 전망이다. 1일 제주특별자치도와 양 행정시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 기준 제주지역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은 8.33%로 지난해 4.44%에 비해 3.89%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정부가 2028년까지 토지의 공시가격을 시세의 90% 수준으로 현실화하는 방침에 따른 것으로 향후 상승률은 지속될 전망이다. 양 행정시는 표준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제주시는 32만6584필지, 서귀포시는 23만2680필지 등 총 55만9264필지에 대한 개별 공시지가를 오는 4일부터 26일까지 열람 및 의견 신청을 받는다. 제주시 관계자는 “그동안 제주지역 공사지가 상승률은 전국 최고 수준으로 보유세 부담은 물론 기초연금 탈락, 건강보험료 인상, 국가장학금 탈락 등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표준지 공시지가 인상률을 5%대로 낮춰줄 것을 정부에 건의한 바 있다”고 말했다. 실제 노후에 별다른 소득이 없어서 기초연금을 받고 있는 만 65세 이상 노인 중 공시지가 급등에 따른 일반재산 증가로 제주지역에서는
“73년 만에 억울한 누명의 굴레에서 벗어나 다시 태어난 기분입니다.” 제주4·3행불인유족협의회(회장 김광우) 임원들은 제73주년 4·3추념식을 앞두고 30일 4·3평화공원에 안장된 행방불명 희생자 표석을 찾았다. 이들의 가족은 이곳에 영면해있다. 머리카락 한 올, 뼈 한 조각도 묻지 못한 잔디밭에 세워진 3976기의 표석에는 이름과 본적, 출생월일만 새겨졌다. 이들 유족은 부모와 형제자매가 언제, 어디서, 왜 희생됐는지 알 길이 없어서 고인의 사망한 졸년월일(卒年月日)은 새겨놓지 못했다. 행방불명 수형인들의 유족들은 이제 서야 한 맺힌 가족들의 원혼을 달랠 수 있게 됐다. 제주지방법원은 지난 16일 재심 재판에서 4·3행방불명 수형인 335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장찬수 부장판사는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것에 해당돼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의거 다음과 같이 선고합니다. 피고인들은 각 무죄”라고 판결했다. 유족들은 구천을 떠돌던 부모와 형제자매들이 73년 만에 억울함을 풀게 됐다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행불인유족협의회는 무죄 판결 이후 다시 출발선에 섰다고 밝혔다. 지금도 재심 재판을 받지 못한 행방불명 희생자가 1500여 명으로
벚꽃이 만발한 제주의 4월. 73년 전 봄에도 꽃은 피었지만 도민들은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제주4·3사건은 1948년 4월 3일부터 1954년 9월까지 6년 6개월 동안 전개됐다. 섬 곳곳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제주 전체 인구의 30만여 명 중 10%인 3만여 명이 목숨을 잃거나 행방불명됐다. 또 중산간마을 95%가 소실됐다. 1945~1948년 3년간 미·소의 분할 점령으로 4·3은 미군정이 통치하던 시기에 발생했다. 미·소의 한반도 분단 정책과 이념 대립은 4·3이 일어난 배경이 됐다. 한국 현대사에서 6·25전쟁 다음으로 인명 피해가 컸지만 4·3은 제주의 아픈 역사로만 각인됐다. 4·3은 강대국의 냉전과 좌·우 이념 갈등으로 촉발된 만큼 전 세계가 주목해야할 필요가 있다. 전쟁과 분열 속에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알려줄 ‘4·3의 세계화’가 필요한 이유다. 도민사회는 70년이 넘도록 피해자와 가해자가 한 마을에 살면서도 서로를 탓하거나 원망하지 않았다. 화해와 상생으로 극복한 4·3은 모두를 포용하는 민주주의를 실현했다. 비극과 고난을 극복한 4·3은 과거사 청산의 모범이 되면서 전 세계가 주목해야 할 역사가 됐다. ▲4
제주4·3사건의 배경을 알 수 있는 일반재판 판결문이 73년 만에 나오면서 4·3의 진상 규명과 수형인들의 피해 회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8일 본지 취재 결과, 제주4·3도민연대(대표 양동윤)는 4·3당시 일반재판을 받은 1800여 명의 형사범 피고인 중 24명의 판결문을 국가기록원을 통해 확보했다. 이 단체와 유족 24명은 다음달 제주지방법원에 재심재판을 청구하기로 했다. 일반재판은 4·3의 도화선의 된 1947년 3·1절 발포사건과 3·10도민 총파업에 연루됐거나 미군정의 양곡(쌀·보리) 강제 공출에 반발한 도민들이 기소돼 제주지법에서 1년 6개월에 걸쳐 받은 판결이다. 이들은 미군정청 포고령 2호(무허가 집회·시위)와 군정법령 19호(공무집행방해)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 또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일반재판 판결문을 보면 고(故) 강석주씨(당시 34세)와 마을 청년들은 1947년 8월 안덕면 동광리에 보리를 공출하러 온 옛 남제주군 공무원 3명을 상대로 집단 항의한 혐의로 그해 10월 3일 제주지법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판결문에서 강씨는 “보리 흉작으로 내줄 양곡이 없었다. 당국에 청원을 올린다”고 호소했지만 징역형이 선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