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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적막 깬 안내 방송, 얼마 만이야”…김해공항 국제선 청사 르포

 

 

“이게 얼마 만에 듣는 안내 방송인지….” 10일 오후 4시 30분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1층의 적막이 일주일 만에 깨졌다. 중국 칭다오에서 출발한 에어부산 ‘BX332’편이 도착하자 김해공항 수송지원센터 직원 20여 명은 전신을 덮는 흰색 방호복을 입느라 분주했다. 국제선 청사 3번 게이트 앞에는 부산시, 창원시 등 지자체가 준비한 전세버스 3대가 서서 입국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운항 재개 후 두 번째 노선

칭다오발 에어부산 도착

8개월간 개점휴업했던 입국장

방역 절차 밟는 승객들로 활기

“승객 적고 당장 증편 힘들지만

계속 운항 자체가 큰 의미”

 

지난달만 해도 이곳 국제선 청사는 통신사 직원 몇 명만 자리를 지켰다. 불도 제대로 켜지 않아 어두컴컴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이날은 달랐다. 주기적으로 ‘마스크를 꼭 써 달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오랫동안 꺼져 있던 TV는 24시간 뉴스가 송출됐다.

 

오후 5시 10분께 특별방역절차를 마친 첫 입국자가 ‘자가격리’라고 적힌 흰색 목걸이를 쓴 채 입국장 밖으로 나왔다. 뒤이어 나온 다른 입국자들도 직원 안내에 따라 수속 절차를 밟았다. 취재진은 물론 다른 사람들이 입국자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입국자들은 철저히 통제를 받았다. 이들은 방역당국의 인원 확인이 끝난 뒤에야 거주지에 따라 각기 다른 전세버스에 몸을 실었다. 부산에 거주하는 입국자는 곧장 부산역 선별진료소로 이동해 코로나 검사를 받게 된다. 에어부산 전략커뮤니케이션실 박진우 과장은 “입국자 대부분은 관광보다는 업무 때문에 오는 경우가 많아 아직 숫자가 많지 않다”며 “국제선 운항이 재개되면서 코로나 상황에 따라 조금씩 수요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며 8개월 동안 얼어붙었던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가 꿈틀댄다. 이달부터 지방공항 중 가장 먼저 국제선 운항이 재개된 김해공항에 입국자들이 속속 발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항공업계는 코로나 종식 전까지 적극적인 증편은 어렵더라도 물꼬를 튼 것에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공항공사 부산지역본부는 중국 칭다오에서 출발한 에어부산 ‘BX332’편이 10일 오후 4시 30분 김해공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탑승한 내국인 6명, 외국인 15명 등 21명은 같은 날 특별방역을 거쳐 입국 절차를 마쳤다. 이 항공편은 코로나로 입국이 제한됐다 운항이 재개된 이후 김해공항에 들어온 두 번째 국제선이다.

 

김해공항은 올 4월 6일부터 국제선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중대본)가 인천공항을 제외한 공항은 입국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효율적인 방역을 위해 입국 공항을 일원화한다는 명목이었다. 그 사이 부산시민은 항공기 이용에 불편을 겪었고, 지역 항공사와 관련 사업체는 경영 사정이 계속 나빠졌다.

 

이에 부산시는 7월 7일 국토교통부와 보건복지부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에 “김해공항 국제선을 운항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중수본은 같은 달 26일 “인천공항과 유사한 검역, 수송, 격리 체계를 갖춰라”고 답변했다. 가뜩이나 김해공항은 검역 인력 31명 중 14명을 부산항, 인천공항 등지에 파견 보내 인력이 부족한 상황. 사실상 정부가 김해공항 국제선 운항을 전면 금지한 셈이다.

9월 8일 중수본은 김해공항 국제선 출국만 간신히 허용했고, 중앙방역대책본부도 “파견 중인 김해검역소 인력을 복귀시키기 어렵다”며 손사래 쳤다. 하지만 부산시는 국립김해검역소 등 관계기관과 회의를 거쳐 끊임없이 정부에 국제선 운항 재개를 건의했다.

 

부산시의 바람이 닿은 것일까. 지난달 13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방공항 입국 허용은 중요한 문제”라며 김해공항 개항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것을 중수본에 지시했다. 결국 지난달 26일 중수본은 김해공항 입국 재개를 12월 3일 자로 허용했다. 부산시 신명식 공항운영팀장은 “시민들이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김해검역소, 공항공사, 소방 등 각 기관과 함께 공항 방역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