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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최완규 교수의 '마한이야기'] 마한의 상징 새모양 토기

  • 등록 2021.01.05 23:29:06

최완규 (원광대학교 역사문화학부 교수)

고대 국가의 궁전이나 종교 건축에서 기둥이나 기와 등 각종 부재에 다양한 동물 모양으로 장식하여 권위나 신앙적 측면을 장엄하게 보이도록 한 예들을 살필 수 있다. 고고학적인 발굴조사를 통해서도 분묘나 생활유적에서 동물 모양의 유물들이 출토되는데 이를 통해서 당시 사람들의 사상이나 신앙적인 면을 엿 볼수 있게 한다. 대표적으로 고구려 고분벽화에 그러진 삼족오(三足烏)는 고구려인들의 세계관을, 가야 고분에서 출토된 오리모양 토기는 그들의 내세관을 알 수 있게 하는 귀중한 자료들이다.

마한의 분묘나 집자리에서도 새를 모티브로 만든 새모양 토기(鳥形土器)가 기원전후에서 5세기의 유적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출토되고 있다. 이 토기는 분묘나 집자리에서 출토되는 예에서 보면 형태상에서 별다른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아 일상용과 매장용으로 구분해서 특별히 제작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마한 전시기를 통해 새모양 토기가 상징적인 의례용으로 사용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어서 마한을 상징하는 유물로 평가되고 있다.
 

 

새모양 토기의 형태를 보면 새의 부리에 해당하는 곳은 물을 따르는 주구(注口)로 새의 등위에는 물을 채우는 주입구(注入口)로서 작게 돌출되었다. 주구의 반대편에는 약간 치켜세워 올려 좌우 대칭처럼 보이나 실제적으로는 손잡이 기능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 내부에는 빈 공간을 마련하여 물이나 술 같은 유체를 채울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이른 시기의 것들은 새의 모양에 충실하고 있으나 점차 오늘날 주전자 형태로 변화되는 것을 살필 수 있다.

보물 1823호로 지정된 「농경문청동기」는 따비와 같은 농기구를 이용하여 땅을 일구는 청동기 시대의 농경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중요한 유물이다. 이 유물의 뒷면에는 좌우에 나뭇가지 위에 새가 앉아 있는 모습을 새기고 있다. 고대사회에서 새는 하늘과 인간을 연결해주는 매개자로서 신성한 의미를 담고 있으며, 또한 새는 씨앗을 가져다주는 곡령으로서 의미뿐만 아니라 농사의 풍요까지도 지켜주는 신성한 존재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마한의 솟대위에는 새 장식을 올려놓아 하늘과 인간세계를 매개하는 존재로 새를 인식하고 있었다. 마한 사람들은 한반도 서해안 일대에 자리잡고 농경을 생업경제 기반으로 생활을 영위해 오면서 수확의 풍요로움을 내려준 하늘에 감사하는 소박함을 새모양 토기에서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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