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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탐방객 발길 지속’ 제주 금오름 정상부 훼손 심각

지정 탐방로 벗어나고 차량까지 이용…곳곳에 송이층 드러내

 

제주 서부 중산간지역의 대표적 오름인 금오름이 방문객들의 무분별한 탐방으로 훼손이 가속화하며 몸살을 앓고 있다.

5일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에 있는 금오름에는 이른 시간부터 탐방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콘크리트 형태의 탐방로를 따라 10분 정도 걸어 산정화구호(분화구)를 품은 정상에 도착했지만, 금세 눈살이 찌푸려졌다.

정상 바닥면 상당 부분이 풀들이 뿌리째 뽑혀 검붉은 송이층을 드러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는 “피복식물들이 사라지는 1차 훼손에 이어 빗물 등에 의해 바닥이 계속 파이는 2차 훼손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분화구 능성을 따라 야자매트도 깔려 있었으나, 방문객 대다수는 탐방로를 벗어나 자갈과 붉은 흙이 드러난 송이층 위를 걸으며 분화구 가운데 있는 산정호수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송이층 주변에 있던 멀쩡한 풀들이 또다시 짓밟이곤 했다.

한 관광객은 “탐방객들이 진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흙길이 만들어진 줄 알았다”며 “사람들이 많이 다녀 훼손된 사실을 알았다면 그곳으로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탐방로 곳곳에서 타이어 자국 등 차량이 지나간 것으로 보이는 흔적도 잇따라 발견됐다.

애초 금오름은 정상까지 차량을 끌고 갈 수 있고, 유명 예능 프로그램에도 소개되며 유명세를 타다가, 이후 탐방객들이 급증하면서 훼손이 심각해지자 2018년부터 차량 진입이 통제됐다.

그러나 주민들에 따르면 일부 관광객, 패러글라이딩 업체 관계자는 여전히 차량을 타고, 오름 입구와 정상을 수시로 오가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오름 주변에는 담배꽁초와 물병, 플라스틱 커피잔 등 각종 생활쓰레기도 널브러져 있었다.

하지만 금오름이 금당목장조합 소유의 사유지여서 행정당국이 주도적으로 보전 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

제주시 관계자는 “사유지라도 많은 도민과 관광객이 방문해 방문객들의 안전을 위해 미끄럼방지매트와 야자수매트를 새 것으로 교체하는 정비공사를 벌이고 있지만, 이마저도 조합에 동의를 구해 추진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송부홍 금당목장조합장은 “금오름 소유로 1년에 내는 세금만 2500만원 정도”라며 “과거에는 금오름을 방목지로 활용했는데, 지금처럼 탐방객들에게 개방할지, 아니면 탐방객 출입을 막아 예전처럼 방목지로 활용할지를 놓고 최근 조합에서도 고민이 많다”고 했다.

진유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