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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중국집의 조상 '중화루' 백년사, 옛 간판은 알고 있다

파주음풍, 간판의 비밀' 전시…인천시립박물관, 7월4일까지

 

1910년대 동흥루·공화춘 이어 문 열어
철거후 편액 기증, 보존처리후 첫 공개
추리형식 구성, 가족 관람객 흥미 유발


일제강점기 인천을 대표한 중화요리점이었으며, 현대까지 이어진 곳은 중화루, 동흥루, 공화춘이다.

세 곳은 모두 중국 산둥성 출신 화교들에 의해 1910년대 동흥루, 공화춘, 중화루 순으로 문을 열었다. 일제강점기 서울에 거주하는 한국인과 일본인까지 원정을 와서 음식을 먹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던 인천 식문화의 산실이었다.

옛 공화춘 자리에 문을 연 '짜장면 박물관'을 비롯해 인천의 근대사와 사회상을 담아낸 각종 문건과 기록을 통해 세 곳의 변화상을 짐작할 수 있다.

인천시립박물관이 당시 사회상을 알 수 있는 관련 유물을 최초 공개한다. 중화루의 간판과 실내에 걸려있던 편액을 일부 보존하고 있는 인천시립박물관은 27일부터 7월4일까지 박물관 갤러리 한나루에서 '파주음풍, 간판의 비밀'전을 연다.

전시 출품 유물은 간판 '中華樓(중화루)'와 편액들 중 하나인 '把酒淫風(파주음풍)' 등 2점이다. 이 중 '파주음풍'은 일반에 최초 공개된다. '파주음풍'은 1978년 중화루 철거 후 인천시립박물관에 기증되었는데, 이를 보존 처리해 처음으로 공개하는 것이다.

중화루 정문 입구에 걸려 있던 간판과 실내에 있던 편액 모두 1922년 음력 2월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100년 전에 제작된 간판과 편액을 통해 중화루의 역사와 함께 인천의 생활사까지 음미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시립박물관은 관람객의 흥미를 위해 이번 전시를 추리하는 형식으로 구성했다.

세 개로 구성된 파일 속 유물과 관련된 의문을 해결해 나가는 형태다. '파일 1. 실마리는 유물에 있다'에서는 기증 당시의 간판 정보를 토대로 '파주음풍' 간판이 한·중·일 가운데 어느 나라의 양식과 비슷한지 살펴보고, '파일 2. 현장에서 답을 찾다'에서 일제강점기 인천의 유명 중화 요릿집 3곳 중 어디에 걸려있었는지 추적해 나간다.

마지막 '파일 3. 과학은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에서는 보존과학으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을 바탕으로 간판의 정체를 밝힌다. 박물관 측은 전시실에 어린이용 활동지를 비치하고, 이를 활용해 온 가족이 게임하듯 즐겁게 전시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유동현 인천시립박물관장은 "기증받은 유물을 보존 처리해 일반에 공개하게 되어 감회가 남다르다"며 "온가족이 즐기는 전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