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 화백 작품이 고향으로 돌아왔다.
양구박수근미술관에 따르면 고(故)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씨 등 유족은 고인의 소장 미술품 중 박수근 화백의 유화 4점과 드로잉 14점을 미술관에 기증, 28일 공개했다.
미술관에 기증된 유화 작품은 '아기 업은 소녀'(34.3x17㎝, 합판에 유채, 1962년), '농악'(20.8x29.3㎝, 하드보드에 유채, 1964년), '한일'(閑日·한가한 날)(33x53㎝, 캔버스에 유채, 1950년대), '마을풍경'(24x39㎝, 하드보드에 유채, 1963년) 등 4점이다. 이에 따라 박수근미술관은 박 화백의 유화작품 총 17점을 소장하게 됐다.
이 중 '한일' 작품은 박수근 화백이 1959년 제8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 추천작가로 출품한 작품이다. 해외에 반출됐다가 2003년 3월24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낙찰된 후 고향으로 돌아온 사연을 지닌 진귀한 작품으로 알려졌다.
또 박수근 화백의 대표적인 작품 소재 중 하나인 '아기 업은 소녀' 시리즈는 옥션 경매에 잘 출품되지 않는 희소가치가 높은 작품이다. 아기를 업은 소녀의 뒷모습이나 측면이 아닌, 온화하고 푸근한 표정으로 정면을 향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농악' 작품은 1965년 10월6~10일 서울 중앙공보관에서 개최된 '박수근 유작전'에 출품됐던 것으로, 1965년 이후 소장처가 불분명한 작품 중 하나다. 그동안 박수근 화백의 장남인 박성남 화백이 박수근미술관에 기증한 유작전 슬라이드를 통해서만 알려져 왔다.
박수근미술관은 또 그동안 수집한 드로잉 98점과 이번에 기증받은 14점의 작품이 더해지면서 드로잉 전문미술관에 버금가는 소장품을 확보하게 됐다.
기증 드로잉 작품으로는 '나무와 여인'(26.4x18.8㎝, 종이에 연필, 1958년), '나무와 소녀'(21x14.5㎝, 종이에 연필, 1950년대), '마을 풍경'(15.3x22㎝, 종이에 연필, 1954년), '지게꾼'(20.9x14.3㎝, 종이에 연필, 1950년대) 등 전쟁 이후 피폐한 삶을 살아가는 서민의 일상과 풍경을 노상에서 스케치한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박수근미술관은 다음 달 6일부터 10월17일까지 박수근 선생 작고 56주기를 추모하며 기획한 아카이브 전시에 기증섹션을 사전 관람예약제로 운영할 예정이다.
허남윤기자 paulhur@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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