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토골’ 무안이 자랑하는 양파
해안선을 중심으로 전체 면적의 70% 이상이 황토로 덮여 있는 무안은 예부터 ‘황토골’이라 불려왔다. 미네랄과 칼륨, 철, 마그네슘 성분이 풍부한 황토에서는 농작물이 잘 자란다고 알려져 있는데 여기에 바다를 끼고 있어 항산화 작용을 하는 게르마늄 성분까지 더해졌으니 이곳에서 자란 농작물들은 최상의 품질을 자랑할 수 밖에 없다.
황토에서 자라는 대표적인 농산물이 양파와 고구마다. 무안은 전국 최대 양파 주산지로 알려져 있다. 해안선을 끼고 있어 겨울에는 온난하여 생육이 좋고, 몸통이 크는 비대기 역시 서늘해서 알이 잘 커갈 수 있는 자연환경이다.
유기질의 황토성분 토질로 인해 타지역 양파에 비해 매운 맛보다는 단 맛이 더 좋기로도 유명하다. 무엇보다 양파는 저온식물이다 보니 25도 이상의 온도에서는 뿌리가 썩지만 해안가에 위치한 무안은 신선하고 강한 해풍을 끊임없이 받고 자라 해충에도 강하게 자랄 수 있다.
게르마늄 성분이 많아 항산화 작용으로 이곳에서 자란 양파는 각종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가 높다.
양파의 효능은 다양한 곳에서 발휘된다. 피로회복과 스테미너에 좋고 콜레스테롤을 분해하고 혈압을 내려주는 성분이 들어있다.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 당뇨병 예방과 치료에도 도움을 주고 위장 활성화, 간 보호에도 효과가 있다. 또 불면증 치료와 기억력을 도와주고 백내장 예방과 항암효과에도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몸에 좋은 식품이라지만 특유의 매운맛이 있기 때문에 많은 양을 먹기에는 한계가 있다. 양파김치와 양파장아찌, 양파피클을 만들어 먹기도 하지만 반찬이기 때문에 많은 양을 먹을 수는 없다. 그래서 건강식품으로 탄생한 게 양파즙이다.
양파 최대 주산지답게 양파즙 가공업체도 여럿이다. 운남면의 자연나라영농조합법인도 그 중 하나다. 자연나라영농조합은 양파에 열을 가해 기화시키면 특유의 매운 맛이 사라지고 설탕의 50배에 달하는 단맛이 난다는 점에 착안, 생양파를 착즙해 가공하는 방식으로 양파즙 특허를 받기도 했다.
양파의 겉껍질에는 퀘르세틴이라는 유익한 영양소가 다량 함유돼 있기 때문에 착즙할 때 통양파를 껍질채 세척해 사용한다. 착즙한 양파즙은 저온 살균한 후 두 차례의 여과작업을 거쳐 영양소는 살리면서 이물감이 거의 없는 100% 순수한 양파즙을 완성시킨다. 이곳 양파즙은 품질과 맛을 인정받아 미국, 캐나다 등에도 수출되고 있다.
자연나라영농조합법인 문호일 대표는 “어린 시절 모닥불 위에 감자, 고구마와 함께 양파를 구워먹을 때 유독 달고 맛있었던 기억을 되새겨 6년의 실험을 통해 달콤한 양파즙이 탄생했다”며 “맵지 않고 고소하면서도 달달하기 때문에 어린아이들도 부담없이 마실 수 있고 무엇보다 어르신들의 건강식품으로 좋다”고 전했다.

◇당도 높고 저장성 뛰어난 황토고구마
게르마늄 황토와 해풍은 고구마 생육에도 이로운 환경이다. 이곳에서 자란 고구마는 당도가 높고 색깔이 고우며 견고해 저장성도 뛰어나다. 무안황토에서 자란 자색고구마 역시 단연 인기가 높다. 자색고구마는 안토시아닌 색소 함유량이 일반 고구마에 비해 월등히 높아 생식이나 앙금, 양갱, 국수 등 식품가공의 천연원료로 쓰인다.
직접 농사지은 유기농 고구마를 판매하고 있는 ‘행복한 고구마’. 무안반도에 위치한 행복한고구마 농장은 리아스식 해안의 따뜻한 해양성 기후로 넉넉한 일조시간과 해풍이 알맞게 불어 고구마가 건강하게 자라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행복한 고구마에서 판매하는 고구마는 ‘포근이’와 ‘달수’, ‘달호’, ‘자색고구마’ 네 종류다. ‘달수’ 고구마는 베니하루카 품종으로 껍질이 진한 보라색을 띈다. 꿀고구마라고 불릴 정도로 당도가 높은데 먹어본 사람은 ‘아니 이렇게 달수가’라며 놀란다고 해서 달수고구마 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8월에 첫 수확을 시작해 큐어링(수확하면서 생기는 상처에 병원균의 침입을 방지하기 위한 고온처리) 후 저장 기간을 거치기 때문에 저장성이 높다.
달수 고구마는 저장 기간이 길어질수록 당화가 진행되어 밤고구마의 포근포근함이 사라지고 부드러운 단맛이 난다. 같은 품종, 같은 시기에 수확한 고구마라도 저장기간에 따라 당도 높고 찰진 식감의 고구마가 된다는 것이다.
부드러운 밤고구마인 ‘포근이’는 껍질이 얇아 껍질째 먹어도 이물감이 없다. 밤고구마라고 해도 목이 메일 만큼 퍽퍽하지 않고 부드럽다. 달수 고구마보다는 당도가 낮기 때문에 달지 않은 고구마를 선호하는 이들이 즐겨 찾는다.
유기농 달수고구마로 만든 동결건조한 칩과 군고구마 말랭이는 선물용으로 인기가 많다. 원적외선 군고구마 기계에 직접 구워 말린 고구마 말랭이는 달콤하고 쫄깃하다. 동결건조 업체에 가공을 맡겨 생산하는 칩은 유기농 달수와 달호(호박고구마), 자색고구마를 사용한다.
고구마를 구입하면 보관이 중요하다. 그늘지고 통풍이 되는 곳에 두면서 여름에는 2~3시간, 겨울에는 하루 정도 말려준다. 잘 말린 고구마는 다시 상자에 담아 보관하는데 층마다 신문을 깔아주고 크기가 큰 고구마는 낱개로 신문지에 싸서 보관하는게 좋다. 일반 가정에서는 1~2주내 먹을 수 있는 양만큼만 구매하기를 권한다.
고구마는 12~15℃의 온도를 좋아하기 때문에 냉장보관은 금지다. 오래 보관한 고구마에 싹이 나는 경우가 많은데 감자와 달리 고구마 싹에는 독성이 없기 때문에 싹을 제거하고 먹으면 된다.

◇맨손으로 잡는 무안 갯벌낙지
낙지를 빼놓고는 무안 특산물을 이야기 할 수 없다. 게르마늄이 풍부한 청정 갯벌에서 서식하는 무안갯벌낙지는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 타우린 등이 풍부해 피로회복, 시력·간 기능 회복에 탁월하다. 철분 함량이 높아 ‘지친 소에게 먹이면 벌떡 일어날’ 정도로 보양식으로 알려져 있고 여성들의 미용에도 탁월하다.
과거에는 무안을 비롯해 목포, 영암의 연근해에서 주로 잡혔지만 금호방조제 축조 이후 주로 무안지역 갯벌에서 많이 잡힌다.
갯벌낙지는 맨손으로 잡는데 무안갯벌낙지 맨손어업의 지속적인 보전관리를 위해 지난 2018년 국가중요어업유산 제6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무안군은 낙지 맨손어업을 널리 알리고 보존하기 위해 지난 2월 전국 최초로 ‘갯벌낙지 맨손어업 유산관’을 개관했다. 맨손으로 낙지 잡는 방법과 낙지 어로 도구를 비치해 갯벌에서 낙지잡는 어업인의 생활과 모습을 볼 수 있다.
무안 어느 곳에서나 낙지를 맛볼 수 있는데 특히 ‘뻘낙지길’로 불리는 무안읍 낙지골목에는 40여곳의 낙지요리 전문점이 자리하고 있다. 낙지를 구입해 가기도 하고 여러 가지 낙지요리를 맛보고 갈 수도 있다.

살아있는 갯벌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무안 뻘낙지는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잿빛을 띄는 뻘낙지는 유난히 발이 가늘고 길다. 봄, 가을에 많이 잡히는데 콜레스테롤 저하, 빈혈 예방, 간장 해독작용 등의 효능이 있다.
낙지 요리도 다양하다. 꿈틀대는 낙지를 잘게 잘라 먹는 탕탕이, 양념을 발라 구운 낙지호롱, 국물이 시원한 연포탕, 야채와 함께 새콤달콤하게 무친 초무침은 인기 메뉴고 탕탕이에 계란 노른자와 참기름을 넣고 후루룩 마시는 낙지 당고는 기력 회복에 최고다. 탕탕이에 소고기 육회를 더한 소고기낙지탕탕이는 여름 보양식으로 손꼽힌다.
한여름에는 낙지물회를 맛볼 수 있는 곳도 있다. 커다란 뚝배기에 물과 식초를 넣어 새콤한 냉채 국물을 만들고 오이와 양파, 마늘, 청양고추, 탕탕이 한 낙지를 넣고 참깨를 듬뿍 뿌려주면 된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