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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여기서면 인생샷]철원 고석정-응답하라, 동심이여

 

 

'레트로 감성' 고석정랜드 MZ세대 발길 잇따라, 도날드덕·구피와 사진 찰칵…50만년 시간이 빚어낸 한탄강 협곡 고석정도 탄성 절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된 한탄강에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사진 명소가 여럿이다. 이 가운데 철원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처음 찾는 곳이 고석정(아래 사진)이다. 고석정은 19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한탄강 중류에 위치한 철원9경 중 하나다. 한탄강 중앙에는 고석바위로 불리는 10m 높이의 거대한 기암이 우뚝 서 있다. 조선시대 임꺽정이 이곳에 은거하며 활동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는 역사의 현장이다.

고석정은 50만년 전 북한 오리산 일원에서 분출된 현무암질 용암이 화강암 기반이던 이 지역을 메우며 용암지대를 형성하고 이후 한탄강에 의해 침식이 발생해 만들어졌다. 그중 고석바위는 용암대지와 한탄강이 만들어낸 절경 중 으뜸으로 손꼽힌다. 고석정을 찾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고석바위를 보고 스마트폰과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는다.

고석정 내에는 숨겨진 사진 명소가 한 곳 더 있다. 바로 고석정랜드다. 소규모의 놀이시설인 고석정랜드는 약 30년 전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현재는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방치돼 있지만 과거에는 가족 단위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어린이날의 경우 줄을 서서 놀이기구를 타야 할 정도였다고 한다.

시간의 흐름 속에 희미해져 가는 이런 고석정랜드가 최근 레트 로 감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의 눈에 띄기 시작했다. 1970~1980년대생이라면 친근하게 느낄 도날드덕과 구피 같은 캐릭터들이 벽면을 채우고 있다. 각종 시설에 칠해진 페인트가 벗겨지고 녹이 슬어 처연한 느낌까지 든다. 이런 고석정랜드에 역설적으로 젊은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SNS에는 고석정랜드에서 찍은 사진들이 업로드되고 있다. 춘천에서 연인과 함께 이곳을 찾은 김모씨는 “아주 어렸을때 부모님과 왔던 놀이시설 분위기가 그대로 남아 있다”며 “시간여행을 온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고석정을 둘러본 관광객들은 지난해 10월 개통한 철원한탄강 은하수교로 이동해 사진을 찍어도 좋다. 역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된 송대소를 감상할 수 있고 은하수교를 걸으며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조금 더 시간이 주어진 관광객들은 철원평야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소이산 방문을 적극 추천한다. 300m 남짓의 낮은 산인 소이산은 15분 정도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드넓은 철원평야, 남방한계선과 북방한계선 사이를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를 조망할 수 있다. 특히 모내기가 거의 끝난 5월 중순의 철원평야는 흡사 거대한 호수를 연상할 수 있을 정도로 푸른 물결이 일렁거려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철원=김대호기자 mantough@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