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강릉 27.5℃
  • 맑음서울 21.0℃
  • 맑음인천 20.2℃
  • 맑음원주 19.9℃
  • 맑음수원 20.9℃
  • 맑음청주 20.8℃
  • 맑음대전 21.2℃
  • 맑음포항 23.4℃
  • 맑음대구 22.3℃
  • 맑음전주 21.5℃
  • 맑음울산 23.3℃
  • 맑음창원 23.3℃
  • 맑음광주 21.0℃
  • 맑음부산 23.6℃
  • 맑음순천 19.7℃
  • 맑음홍성(예) 20.4℃
  • 맑음제주 21.1℃
  • 맑음김해시 22.3℃
  • 맑음구미 21.9℃
기상청 제공
메뉴

(경남신문) [거제 시내버스 파업 첫날] 차고지에 시내버스 빼곡 전세버스 투입에도 불편

시, 45개 노선에 전세버스 72대 투입
공무원 140명 노선 팻말 들고 안내
시민들, 파업 몰라 버스 놓치기도

거제 시내버스 파업 첫날인 25일 오전 고현동 버스터미널. 운행을 나가야 할 세일교통과 삼화여객 소속 시내버스 108대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터미널 앞에 마련된 임시 승강장에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차출된 거제시청 공무원들이 나와 있다. 이들은 시내버스 대신 투입된 전세버스 노선이 적힌 손 팻말을 들고 시민들을 상대로 안내했다.

 

고현동에 사는 이정숙(45)씨는 “파업을 모르고 있었는데 나와 보니 파업이라고 하더라. 그렇게 많이 기다리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좀 기다린 편”이라며 “전세버스에 배차 간격이나 노선을 알 수 있는 정보가 없어 불편했다”고 말했다.

 

전세버스로 바뀐 것을 몰라 버스를 놓치는 상황도 벌어졌다. 상문동 연초면에 사는 이금이(72) 할머니는 “시내버스를 기다리는데 전세버스가 와서 무심코 보냈다”며 “뒤늦게 알고 기다렸다가 다음 차를 탔다”고 말했다.

 

 

이날 거제시는 72대의 전세버스를 45개 주요 노선에 투입하고 현장 안내를 위해 140명의 공무원을 차출했다. 공무원 일부는 승강장에 배치돼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에게 파업에 대한 설명과 노선을 안내했고, 일부는 전세버스에 배치돼 승객들의 승하차를 도왔다.

 

거제시는 파업기간 동안 시내버스 운행률을 기존 대비 65% 이상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거제시에는 108대의 시내버스가 50개 노선을 운행하고 있다. 대체 전세버스는 오전 6시 20분부터 오후 9시까지 무료로 운행한다.

 

또 626대의 택시에 대한 부제도 일시적으로 해제해 시내버스 파업 공백을 메운다는 방침이다. 양대 조선소와 각급 학교 셔틀버스 확대 운행도 요청했다.

 

거제시청 교통과에도 이날 하루 종일 파업에 대한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중교통팀 임상미 주무관은 “전화기를 놓기가 무섭게 또 다른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며 “버스이용에 대한 문의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날 변광용 거제시장도 출근·등교 시간대에 고현동 버스터미널 앞 시내버스 정류장을 방문해 긴급 투입한 전세버스 운행 사항을 점검했다. 변 시장은 “조선업 위기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시내버스 파업으로 시민께 불편을 끼쳐드려 송구하고 죄송스러운 마음”이라며 “시내버스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 거제시 상생발전과 공공이익 실현에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사태해결을 위한 노사 협상이 재개되지 않고 있어 파업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노사는 지난 24일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 1시간여 동안 조정회의를 했지만 양측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 측은 임금 2.62% 인상과 무사고 수당 5만원 신설, 임금 체불 및 4대 보험료 연체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한데 반해, 사측은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운영 어려움을 호소하며 오히려 임금 삭감안을 제시했다.

 

삼화여객 박일호 노조지부장은 “아직도 지난 6일 받아야 할 상여금을 받지 못한 상태”라며 “사측은 협의는커녕 오히려 임금삭감을 요구하고 있어 협상이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