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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경인 WIDE] 관행인가 악습인가… 마을발전기금 곳곳서 논란

 

 

귀농귀촌 및 개발 확대로 갈등 잇따라
농촌 마을 "마을공동체 피해에 대한 보상 위한 오랜 관습"
사업주 등은 "법에도 없는 악습"이라며 반발
법의 잣대 어려운 만큼, 갈등 관리 방안 필요
 
평화롭던 화성시 한 농촌 마을에 고성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다. 마을 가운데 공장 신축 소식으로 뒤숭숭 했는데 사업주가 내기로 한 마을발전기금 문제가 논란이 됐다.

공장을 짓는 문제로 주민들이 겪을 불편이 예상되면서 마을발전기금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 보자는 이야기가 오갔는데 그 규모와 방식 때문에 갈등이 커지자 누가 먼저 '돈' 이야기를 꺼냈냐면서 서로 감정이 상하기 시작했다.

사업주는 마을 측에서 먼저 기금을 요구했다고 하는 반면, 주민들은 사업주가 민원 무마 등을 이유로 기금 제공을 먼저 제안했다며 "법대로 하자"는 갈등을 지속 중이다.

마을발전기금 갈등은 다른 마을에서도 진행 중이다. 마을발전기금을 명목으로 이장 등이 새로운 이주민에게 금품을 요구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것인데 정작 해당지역 이장은 부당하게 기금을 요구한 적이 없다면서 억울해 한다.

이 문제로 화성시는 각 읍·면·동과 통·리장에 공문을 보내 마을발전기금을 통한 불필요한 이권개입이 없도록 주의하라고 지시했지만 관행(慣行)으로 이어져 온 마을발전기금을 '이권'으로 볼 수 있냐는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귀농·귀촌에 따른 주택건설이나 지역 개발로 농촌 마을까지 공장 등이 들어서면서 마을발전기금과 관련한 갈등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마을발전기금은 개인이나 단체가 마을 등에 협조를 구하며 내는 공공기금이다. 원주민이 관리해 온 통행로를 이용하거나 주택이나 공장 등을 지으며 소음·분진 등이 발생할 경우, 이에 대한 갈등 중재 등을 위해 발전기금이 기부되고 마을 공동이익을 위해 사용된다.

합의를 존중하고 어울려 사는 농촌 마을 자치의 오랜 관행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 반면 법에 존재하지 않는 악습(惡習)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마을발전기금에 대한 갈등은 이처럼 기금의 존재를 바라보는 전혀 다른 시각 때문이다.

마을 주민들은 마을공동체에서 내려져 오는 관습적 성격의 기금 기부를 통해 기존 주민이 만들어 온 마을의 도로와 상수도 등의 시설 등에 대한 사용료 성격은 물론 마을 주민들의 피해를 기금으로 보상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새롭게 농촌마을에서 전입하거나 사업을 하려는 사람들은 "왜 법에도 없는 기금을 내야하냐"며 억울해 한다.

지방행정기관 관계자는 "마을발전기금이 농촌 지역 마을공동체의 새로운 갈등요소로 떠올랐다"며 "법의 잣대로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효율적인 갈등 관리방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화성/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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