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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 [이슈&이슈]세계적 해양생태계 寶庫 지속가능 지역상생 기대

가로림만 해양정원

 

 

'이슬이 모여 숲을 이룬 아름다운 땅'이란 뜻을 가진 가로림만. 충남 서산시와 태안군에 접해 있는 가로림만은 1만 5985㏊에 162㎞ 해안선, 8000여㎞의 갯벌이 있다. 이 갯벌은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최초·대 해양생물보호구역, 국내 환경가치 1위, 해양생태계 최상위지표인 점박이물범을 육역에서 직접 관찰 가능한 유일한 지역 등 수식어만큼이나 건강한 생태계를 뽐낸다. 하지만 호리병 모양의 지리적 구조 때문에 가로림만은 한때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 건설이 추진되면서 지역민들 간 반목이 극심했던 아픔의 역사 현장이기도 하다. 개발 풍파에다 지역주민들에게 갈등의 상처를 남긴 가로림만이 생태가치 자산을 주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해양정원으로 꿈틀거리고 있다.

 

 

◇반목의 가로림만

 

가로림만은 해안으로 둘러싸인 호리병 모양의 반폐쇄성 내만이다. 입구 폭 2㎞, 내부 폭 10㎞, 길이 25㎞에 이르는 세계적으로 볼 때도 매우 특이한 지형이다. 무엇보다 밀물과 썰물의 낙차(최대 8.14m)가 크고, 수면적(96㎢)이 넓으며, 방조제 길이(2㎞)가 짧다. 조력발전은 조석이 발생하는 하구나 만을 방조제로 막아 해수를 가두고 수차발전기를 설치해 썰물 때에 저수지와 해수면의 수위 차를 이용,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가로림만이 지리적 특성 때문에 조력발전소 건설의 최적 후보지로 꼽힌 이유다. 가로림조력발전소는 2006년 제3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이 공고되고, 2009년 공유수면매립기본계획 반영과 2010년 조력발전사업 허가 등이 진행되면서 서산시와 태안군의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사업자인 가로림조력발전㈜는 당시 2020년까지 1조 22억 원을 들여 서산시 대산읍 오지리와 태안군 이원면 내리를 2㎞의 연육교를 겸한 방조제로 연결하고, 설비용량 520㎿로 연간 950GWh를 생산하는 조력발전소를 건설을 추진했다. 당시 가로림조력발전소의 설비용량 520㎿는 프랑스 랑스조력발전소의 2배가 넘는 세계 최대 규모였다. 2006년 이 계획이 처음 발표되자 서산시와 태안군 주민들 사이에서는 찬·반으로 나눠 오랜 기간 반목의 시간을 보냈다. 환경부는 2014년 10월 가로림만조력발전사업 환경영향평가의 반려 결정을 하고, 2016년 7월 해양수산부가 가로림만을 해양보호구역으로 묶으면서 가로림만조력발전소는 백지화 됐다.

 

 

◇가로림만의 가치

 

가로림만의 연간 환경가치는 1007억 원으로 평가 된다. 이는 한려해상공원 863억 원, 한강하구 768억 원, 우포늪 678억 원,낙동강하구 532억 원 등 보다도 월등히 높다. 전국 어디에도 가로림만보다 환경가치가 뛰어난 곳은 없다. 해양생태계 최상위지표인 '점박이물범'을 육역에서 직접 관찰이 가능한 유일한 지역인 가로림만은 이외에도 상괭이, 붉은발말똥게. 흰발농게, 거머리말 등 다양한 해양보호생물이 살고 있다. 가로림만은 149종에 850여 개체수가 목격된다. 법적보호 바닷새 5종, 1200여 개체수는 순천만 다음으로 많다. 전문가들은 "해양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인 점박이물범이 지속적으로 관찰이 되는 것은 가로림만의 해양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입을 모은다. 가로림만의 생태계 건강도는 상위 25%를 기록, 해양생태적 가치가 크다는 것이다.

 

 

◇가로림만 해양정원

 

해양정원은 해양동·식물보호 등 해양생태계를 보전하고, 연안의 해양환경과 갯벌생태계를 복원해 해양의 가치를 높이는 공간이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정원' 개념에 '해양'을 접목시킨 것. 가로림만 해양정원은 서산시와 태안군에 걸쳐 있는 가로림만 159.85㎢가 무대다. 계획대로라면 2021-2025년까지 5년간 2448억 원의 예산이 곳곳에 스민다. 서산시 팔봉면 덕송리와 태안군 태안읍 도내리는 양 시·군 가로림만 해양정원의 연구·교육·홍보 등 총괄 운영할 '해양정원센터'가 중심을 잡는다. 가로림만의 해양·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가로림만생태학교', 점박이물범의 홍보·교육을 위한 '점박이물범전시홍보관', 해양예술 힐링공간인 '예술창작공간', 가로림만 진입부를 상징하는 '등대정원' 등이 밑바탕이다. 해양보호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생태탐방로', 서산시와 태안군을 연결하는 '화합의다리', 팔봉·가재산 등산로 부근 '가로림만전망대', 가로림만 특산물을 맛 볼 수 있는 '식도락거리', 주요 항구를 연계하는 '생태탐방뱃길' 등으로 가로림만을 덧칠 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이주아 박사는 "가로림만 해양정원은 국가나 지자체의 정책·계획성의 일치성을 나타내는 사업추진여건과 일자리효과·생활여건영향·환경성·안전성 평가를 나타내는 정책효과가 모두 평가기준을 상회한다"며 "가로림만 해양정원 조성기간 경제유발 4558억 원, 직접 고용 2179명의 효과에다 완성 시에는 세계적인 해양생태 거점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박한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충남도는 지난달 21일 도청에서 이필영 행정부지사, 기획재정부 최상대 예산실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내년도 국비사업과 당면 현안을 논의하는 '찾아가는 지방재정협의회'를 했다. 이 의회는 본격적인 예산편성에 앞서 재정당국과 지방자치단체 간 예산편성 운영 계획과 지역 현안사업 등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다. 충남도는 현안사업 15개 중 가로림만 해양정원을 앞 순위에 올렸다. 현안 사업 중에서도 비중이 크다는 의미다. 가로림만 해양정원은 2019년 기재부 제4차 예비타당성(이하 예타) 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하 조세연)의 예타 조사가 진행 중이다. 양승조 지사와 맹정호 서산시장은 지난 3월 잇따라 세종시에 위치한 조세연에서 김유찬 원장을 만나 가로림만 해양정원 조성사업의 당위성을 적극 피력, 예타 통과에 정성을 들였다. 양 지사는 "가로림만 해양정원은 지역과 상생하며 지역의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지속가능한 어촌, 해양 생태계 보전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맹 시장도 "가로림만 해양정원은 자연과 사람, 바다와 생명이 공존하는 해양생태 힐링 공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조세연은 국민들에게 가로림만 해양정원이 조성되면 갈 의향이 있는지와 얼마를 지불할 수 있는지를 물어 비용대비 편익(BC) 값을 산출하는 여론조사인 조건부가가치측정법(CVM)을 마치고, 최종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 양승조 도지사, 맹정호 시장의 공약 사항인 가로림만 해양정원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세계적 해양생태공간으로 화룡점정할 시간이 임박했다.

 

박계교 기자  antisofa@daej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