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천 실레마을에 조성
전 작가 소장본 2만권 전시
문우·스승 소개 공간 꾸며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인 전상국 소설가의 문학적 생애와 한국문학의 현주소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문학관이 춘천에 조성됐다.
춘천 실레마을에 문학관 '전상국 문학의 뜰'이 지난 3일 문을 열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별도의 행사 없이 조용히 개관했다.
실레마을이 한눈에 보이는 금병산 자락 예술인촌에 위치한 이곳은 전 소설가가 걸어온 문학적 자취를 볼 수 있는 공간. 그는 한국 현대문학의 오늘을 이룬 모든 작가·시인들의 노고에 대한 찬사의 의미로 이곳을 만들었다.
545㎡(165평)로 조성돼 작품전시관이 있는 지하층과 책곳간이 있는 1층, 사무실과 작가의 집필실이 있는 2층, 마을 전경을 볼 수 있는 옥상으로 나뉜다.
1층에 들어서자마자 볼 수 있는 책 곳간에는 전 소설가가 평생 모은 소설과 시집 등 2만권이 채워졌다. 책 대부분 전 소설가가 받은 작가와 시인들의 사인이 들어있어 더욱 귀중한 가치를 갖는다. 한국문학사의 한 획을 그은 작가들의 작품이 독자들과 가까이 할 수 있기를 바라는 전 소설가의 소망이 담겼다.
지하층의 작품전시관은 전 소설가의 문학적 진원과 작품 세계를 돌아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 가장 처음에는 그를 문학의 길로 들어서게 했던 1959년 강원일보 학생신춘문예에서 받은 상장이 소개됐다. 또 그의 작품 배경이 표시된 춘천과 홍천의 문학지도, 작품에 대한 평이 담긴 신문기사들도 볼 수 있다. 분단과 관련된 작품이나 교육현장에 있으면서 쓴 소설 등 그의 작품세계를 분류한 코너와 '아베의 가족', '우상의 눈물' 등 그의 대표작을 알리는 코너도 있다.
그가 가장 공을 들인 곳은 그의 문우, 스승들을 소개하는 코너. 황순원·조병화·신봉승·유재용·이승훈 등 전 소설가가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함께 걸어준 이들을 잊지 않기 위한 공간이다.
이외에도 누구나 상상력을 펼치며 소설을 써볼 수 있도록 돕는 체험실과 오디오북, 영상으로 그의 소설을 만날 수 있는 코너도 있다. 문학관 내에는 곧 사랑방(세미나실)도 조성할 예정이다. 문학관은 월·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전 소설가는 “내 문학보다는 이 시대 큰 위안이 되는 한국문인, 시인들이 남긴 흔적을 돌아보고 그들의 가치를 다시 찾는 곳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이현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