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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제작사 스튜디오 투자 + 지자체 부지 제공’… 결과는 ‘윈윈’

논산 ‘선샤인랜드’ 가보니

 

 

충남 논산 ‘선샤인랜드’는 콘텐츠 제작사가 오픈 스튜디오(야외 세트장) 건립 비용을 대고, 지자체가 땅을 무상으로 제공한 한국 최초의 사례다. 국내 드라마 제작사 A사가 오픈 스튜디오를 짓고, 부산시에 부지 무상 사용을 요청한 것과 유사한 사례이고 특정 시대 배경의 오픈 스튜디오라는 점에서 부산시가 참고할 만한 부분이 많다. 취재진은 부산시 송삼종 문화체육국장, 부산시 이현정 영상산업팀장, 부산영상위원회 이승의 전략기획팀장 등과 함께 18일 논산 ‘선샤인랜드’를 방문했다.

 

‘미스터 션샤인’인기 힘입어

개장 첫해 방문객 25만 명

1만 평 규모에 체험관 등 조성

영화·드라마 등 45편 촬영

시-제작사 이원화 운영 ‘성공’

 


 

■‘미스터 션샤인’의 세계 속으로

 

논산 ‘선샤인랜드’는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불과 1.8㎞ 떨어진 지점에 있다. 원래 육군 충성교장이었던 부지로 논산시가 국방부와 등가 교환한 땅에 ‘선샤인랜드’가 들어섰다. 2018년 7월부터 9월까지 성공리에 방영한 이병헌·김태리 주연의 ‘미스터 션샤인’의 주요 촬영지다.

 

현장에서 관람료 8000원을 내고 ‘선샤인스튜디오’에 들어서자 적산가옥과 한옥이 혼재된 개화기 거리가 재현돼 있었다. 촬영이 있을 때는 일부만 개방하지만 이날은 촬영이 없어 관람객이 자유롭게 구경할 수 있었다. 항상 ‘미스터 션샤인’의 OST를 틀어 놓아 드라마 속 세계에 들어가 있는 느낌을 줬다.

 

극중 유진 초이(이병헌)의 주요 활동 장소였던 글로리 호텔부터 애신 애기씨(김태리)가 자주 이용하던 불란셔제빵소, 주인공들의 발이 되어 주었던 한성전차까지 드라마 속 장소가 눈앞에 펼쳐졌다.

 

SBS A&T 사업기획팀 안성우 차장(선샤인스튜디오 총괄책임)은 “대부분 야외 세트장을 가설로 지어 찍고 철거하는 경우가 많지만 ‘선샤인스튜디오’는 상설 스튜디오로 처음부터 관광 자원화를 생각하고 지었다”면서 “드라마 속 글로리 호텔은 외부만 찍었지만 실내도 드라마 속 모습처럼 꾸며 관광객이 드라마의 여운을 느끼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선샤인스튜디오’ 안에는 크고 작은 건축물 39동이 있고 대부분 상설 건축물로 내부를 꾸며 체험 시설, 전시실, 식음료 시설로 활용하고 있었다. SBS A&T에 따르면 지금까지 약 45편 정도의 영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을 촬영했고, 평소에는 관광 시설로 활용하고 있다. 촬영이 있을 때도 촬영하지 않는 공간은 개방해 항상 관광객을 받는다.

 

A사가 부산시에 제안한 것처럼 촬영 장소이자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잘 살린 공간이었다.

 

 

■민간과 지자체 협력 ‘관광 명소’ 탄생

 

‘선샤인랜드’의 시작은 201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의 대표적인 인기 드라마 작가 김은숙 작가가 1900년대 초 개화기 배경의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었고, 이 소식을 들은 SBS가 투자에 나서면서 먼저 논산시에 부지 제공을 제안했다.

 

‘선샤인랜드’는 크게 민간 기업(SBS A&T)이 운영하는 ‘선샤인스튜디오’와 논산시가 직접 운영하는 밀리터리 체험관과 ‘1950스튜디오’(1950년대 배경의 한국 거리 재현)를 포괄한다.

 

논산시 연무읍 황화정리 일원의 3만 2497㎡(약 9830평)에 먼저 논산시가 밀러터리 체험관, VR 체험관, 사격 체험관과 1950스튜디오를 지어 2017년 11월 개관했고, 1년 뒤인 2018년 11월 ‘선샤인스튜디오’가 정식 개장했다. 이후 지자체와 민간이 이원화해 ‘선샤인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선샤인스튜디오’의 경우 ‘미스터 션샤인’의 제작사 화앤담픽쳐스가 약 30억 원을 투자하고, SBS A&T가 약 50억 원을 투자해 논산시 부지에 지은 오픈 스튜디오다. 기부채납 형식으로 SBS A&T가 13년간 운영하고 논산시에 운영권을 넘기는 조건으로 계약했다. 연면적은 1만 7380㎡(5267평) 상당이다.

 

SBS A&T 안 차장은 “입장료와 식음료 이용을 포함해 1인당 객단가가 1만 원 정도 되는데 개장 첫해 25만 명의 관광객이 찾았고 그해 영화, 드라마 등 20여 편이 촬영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논산시가 운영하는 ‘1950스튜디오’는 대부분이 상설 건물인 ‘선샤인스튜디오’와 달리 할리우드 스타일의 가설 건물이다. 드라마 ‘킹덤’을 비롯해 애플 TV+ 오리지널 드라마 ‘파친코’를 이곳에서 촬영했다.

 

논산시는 ‘선샤인랜드’의 성공에 힘입어 주변 부지에 실내 스튜디오를 지을 계획도 세웠다. 논산시 미래사업과 이민구 미래사업팀장은 “현재 마스터플랜 용역 중으로 실내 스튜디오 2동 건립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충남 논산=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