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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 진취적 여성으로 돌아온 옹녀

옹녀의 전성시대! 절정 오른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
믿고 보는 옹녀, 달라진 옹녀, 전국 찍고 대전 온다

 

 

국내 주요도시와 프랑스 등 해외에서도 호응을 얻고 있는 창극 공연이 대전시민을 찾아온다.

 

국립창극단이 내달 2일과 3일, '창극계 스테디셀러'로 불리우는 '변강쇠 점 찍고 옹녀'로 대전시립연정국악원 큰마당 무대를 우리 소리로 채운다.

 

올해 7년째 공연을 맞아 새롭고 과감한 변화로 중무장해 돌아온 이번 공연은 2014년 초연 이래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객석에서 쏟아지는 호평 속에 매진 행렬을 기록했다. 서울·여수·울산·안동 등 국내 11개 도시를 비롯해 프랑스 파리까지, 총 88회 공연을 통해 4만 2000여 명의 관객과 만났다.

 

초연부터 6년간 호흡을 맞춰온 옹녀 역 이소연과 변강쇠 역 최호성 외에 매년 농익은 연기와 차진 소리를 선보여 온 국립창극단원들은 밀도감 있는 무대를 만들어낸다. 음악의 디테일을 다듬고 조명과 영상, 소품, 의상 등 미장센을 수정해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초연 후 6년 만에 처음으로 먹색 무대를 초록색으로 바꿔 명랑하고 밝은 기운을 선사할 계획이다.

 

'변강쇠 점 찍고 옹녀'는 잃어버린 판소리 일곱 바탕 중 하나인 '변강쇠 타령'을 재창작했다. 극본·연출을 담당한 고선웅은 외설로 치부되던 '변강쇠 타령'을 오늘날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애틋한 사랑 이야기로 변신시켰다. 남녀의 성기를 묘사하는 '기물가(己物歌)'등 원전의 해학을 살리고, 템포감 있는 구성과 재기발랄한 말맛을 더해 관객의 웃음보를 쥐락펴락한다. 그의 대본과 연출은 흥겨운 음악을 만나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 작창·작곡의 한승석은 원전의 소리를 살리면서도, 민요·가요 등 한국인의 흥을 자극하는 다양한 음악을 극과 딱 맞아떨어지게 구성해 관객의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뮤지컬 무대와는 또 다른 한국적 흥겨움을 느낄 수 있다.

 

변강쇠가 아닌 옹녀를 주인공으로 전면에 내세운 것도 관람 포인트다. 창극 속 옹녀는 팔자가 드센 여자라는 굴레를 물리치고, 힘든 운명을 개척하며 사랑을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 당차게 살아가는 여인이다. 옹녀가 가진 적극성과 생활력, 생명력은 현대인들이 공감할 '진취적이고 주체적인 인간상'을 제시한다.

 

이영일 대전시립연정국악원장은 "국악원 올 시즌 기획공연으로 준비한 이번 공연에서 지금 이 시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진취적인 여성, 운명을 개척하는 적극적인 여성 옹녀를 통해 즐거움과 삶의 교훈을 체험 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국립창극단은 1962년도 창단, 판소리를 바탕으로 만든 음악극 '창극'을 통해 우리의 멋과 얼, 그리고 신명의 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50여 년이 넘게 전통 창극의 보존과 정형화 작업, 현대적인 창극 창작을 통한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이태민 기자 e_taem@daej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