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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근현대 건축자산 늘어선 '싸리재'… 시민들 '보전' 머리 맞댔다

'라운드 테이블' 토론 진행

 

 

"길 양쪽으로 재개발 사업 추진중"
"역사성 가진 건물 세밀한 조사를"
"공동체의 공간 부가가치 고민을"

市, 내년까지'진흥구역 지정 용역'


인천 중구 개항장과 동구 배다리 일대를 잇는 길인 '싸리재'는 개항장·배다리 못지않게 근현대 건축자산이 즐비하다. 이들 건축자산을 보전하는 방안에 대해 그 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민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는 작업을 6일 펼쳤다.

이날 중구 경동에 있는 극장 플레이캠퍼스에서 배다리·싸리재에서 근현대 건축물의 공간을 활용하고 있는 시민 10여 명이 모여 '싸리재길, 배다리 일대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공간을 잇는 길의 의미'를 주제로 토론하는 '라운드 테이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인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건축자산 보전방안과 진흥구역 지정 및 관리계획 수립용역'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날 프로그램은 동구 배다리에 있는 '생활문화공간 달이네'가 진행했다.

시민들은 라운드 테이블 프로그램에 앞서 싸리재 일대를 답사했다.

건축자산 진흥구역·관리계획 수립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황순우 건축가는 싸리재를 길을 따라 선으로 연결하는 건축자산 진흥구역으로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싸리재 일대는 길 양쪽으로 재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보전 가치가 있는 건축물들이 얼마나 남을지 위태위태한 상황이다.

황순우 건축가는 "배다리부터 신포동까지 이어지는 길에 건물들이 없어지기 시작하고 양쪽에서 재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며 "도로에 접한 건물들은 물론 골목까지도 무엇을 어떻게 보존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싸리재에서 활동하는 시민들은 싸리재에 밀려오는 개발 압력을 걱정하면서 거리를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페 '싸리재'를 운영하는 박차영 대표는 "싸리재는 1970년대까지도 번화한 거리였고, 그러한 역사성을 가진 건물들이 아직 남아 있어 세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거리 자체를 문화재로 지정해 보존해야 한다"고 했다.

사라질 위기에 처한 싸리재의 애관극장 앞에서 '극장 앞 카페'를 운영했던 홍희숙씨는 "처음에는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카페를 차렸는데, 이 거리에 대한 추억을 얘기하는 사람을 너무 많이 만났다"며 "커뮤니티가 잘 살아있는 동네"라고 했다.

장한섬 플레이캠퍼스 대표는 "싸리재를 매력적인 공간으로 만들려면 돈으로 살 수 없는 시간이 켜켜이 쌓인 공간들을 지켜야 한다"며 "시간과 공동체가 만든 공간의 부가 가치를 어떻게 해서 잘 살려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싸리재 일대를 포함한 인천시 건축자산 보전방안과 진흥구역 지정 및 관리계획 수립용역은 내년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인천시는 건축자산 활성화 계획을 세워 실행하고 제도화할 계획이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