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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강원 나무 기행]북두칠성이 뿌리내린 숲

춘천 품걸리 칠성목 소나무

 

 

칠성신앙의 상징으로 주민 40년 전까지 모셔
수해 비켜간 스토리 등 민속자료로 보존되길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로부터 칠성을 신으로 경배하는 신앙을 갖고 있었다. 칠성은 별이 인간의 길흉화복(吉凶禍福)과 수명을 관장한다는 것으로 칠원성군(七元星君)의 준말이다. 장독대나 부엌 등에 모시는 집안의 신이다. 칠성은 일곱 개의 신으로 나뉜다. 탐랑성군(貪狼星君)은 자손들에게 복을 주고 거문성군(巨文星君)은 장애와 재앙을 없애준다. 녹존성군(存星君)은 업장을 소멸시켜주며 문곡성군(文曲星君)은 구하는 바를 모두 얻게 해준다. 염정성군(廉貞星君)은 백 가지 장애를 없애주며 무요성군(武曜星君)은 복덕을 두루 갖추게 해주며 파군성군(破軍星君)은 수명을 연장시켜준다. 칠성신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토속신이지만 불교가 전래되자 불교와 융합해 사찰 한 켠에 칠성각의 주신으로 남았다. 불교가 전파된 나라 중에 사찰 내에 별도로 칠성각을 지어 칠성신을 모시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춘천시 동면 품걸1리는 40년 전만 해도 칠성신을 모셨다고 한다. 마을 주민들은 칠성목 가운데 성황당이 있어 1년에 두 번 봄가을로 제사를 지냈다고 전한다. 마을에서 돌아가며 제주를 맡았으며 제사를 주관하는 사람은 상갓집에 가거나 개고기를 먹는다거나 하는 등 부정을 탈 만한 일을 삼갔다고 한다. 사과, 배, 대추 삼색실과와 미나리, 감자, 물고기, 고기, 무 등 다섯 가지 탕과 돼지고기, 소고기, 국수, 떡, 북어를 제물로 올린다. 제물은 집집마다 쌀 한 되를 추렴해 마련했다. 제사를 지낸 후 북어는 명주실로 묶어 매달아 놓는다. 성황당 안에는 무쇠 2개를 두었으며 이 무쇠는 칠성신이 타고 다니는 이동수단이라고 한다. 1970년대 성황당 지붕을 슬레이트 석면 지붕으로 교체할 때까지 제사를 모셨으며 그 이후 새마을운동과 미신을 없애는 정부 시책에 따라 관습이 없어졌다.

나무를 찾아가는 길은 2가지가 있다. 동면 품걸1리는 소양강댐 건설로 수몰지역에 있는 마을이라 소양강댐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 또 하나의 길은 56번 국도를 따라가다 상걸리에서 임도로 가는 길이다. 산 7~8부 능선을 따라가는 길이라 좀 험하다. 과거 한 방송사에서 ‘아빠 어디가'라는 프로그램을 촬영해 반짝 눈길을 끌기도 한 마을이다. 칠성목(춘천시 동면 품걸리 243)은 150년 이상의 소나무 7그루가 북두칠성 모양으로 심어져 있다. 나무 주변은 수해를 입었으나 신기하게도 나무는 멀쩡하다. 7그루 모두 건강한 상태이며 7그루 위쪽에 소나무 한 그루가 더 있어 북극성을 상징하는 듯 하다. 칠성목에 비해 나무 수령은 적어 보인다. 칠성목은 사라진 칠성신앙의 흔적이다. 칠성신이 한 집안의 무병장수를 바라는데 반해 칠성목은 한 마을의 무병과 번영을 희망했다는 점에서 민속자료로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무형문화재가 드문 춘천시의 입장에서 보면 성황당과 제사를 복원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진·글=김남덕 사진부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