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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英 리버풀, 세계유산 삭제… 韓 갯벌도 전철 밟을라

 

 

최근 폐막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영국의 '리버풀 해양산업 도시'가 세계유산 목록에서 삭제됐다.

이번에 세계유산 목록에 새롭게 오른 '한국의 갯벌'도 2025년까지 인천 갯벌 등으로 유산구역을 확대해야 하는 사실상 '조건부 등재'인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영국 리버풀처럼 세계유산 자격을 박탈당할 우려가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온라인을 통해 개최한 제44차 위원회를 마무리하면서 한국의 갯벌을 포함한 자연유산 5건, 문화유산 29건 등 34건을 세계유산 목록에 새로 올렸다. 또 세계유산위원회는 2004년 등재한 영국의 '리버풀 해양산업 도시'를 세계유산 목록에서 지웠다.

유네스코, 재개발로 가치훼손 판단
오만 오릭스영양·獨 엘베 이어 3번째

 


항만도시인 리버풀은 18·19세기 국제 무역 중심지로서 역사적 중요성과 건축학적 아름다움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리버풀에서는 부둣가 축구장 건설과 수변 지역에 고층 빌딩을 짓는 재개발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항만지구 내 세계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완충지대에 새 건물이 들어서자 경관이 악화돼 이곳의 역사적 가치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다'고 판단해 세계유산 자격을 박탈했다. 세계유산 등재 취소는 2007년 오만 아라비아 오릭스영양 보호구역, 2009년 독일 드레스덴 엘베 계곡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이번 제44차 위원회에서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서천·고창·신안·보성·순천 등 한국의 갯벌도 2025년까지 유산구역을 확대하고 추가 개발 등을 관리하라는 세계유산위원회의 권고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넓은 갯벌을 보유한 인천시와 문화재청이 인천의 갯벌 등을 유산구역으로 확대하겠다는 뜻을 유네스코에 전달했고, 이러한 점이 세계유산 등재에 고려된 것이다. 한국 측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리버풀처럼 등재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2025년까지 구역확대 '조건부 등재'
송도·강화 반대 목청에 박탈 우려


하지만 문화재청이 갯벌 유산구역을 확대하려면 주민 반대를 넘어서야 하는 상황이다.

인천시 시민청원 게시판에 지난달 20일 올라온 '주민들 동의 없이 축소된 송도 11공구 100만평 원안대로 다시 매립할 것을 요청드린다'는 제목의 청원 글은 "국제도시 송도 11공구 갯벌이 유네스코에 등재되는 건 반대한다"며 "송도국제도시는 국책사업인 K-바이오 랩허브를 성공적으로 해야 할 의무가 있는 곳"이라고 송도갯벌 등재를 반대했다.

이 청원 글은 3일 기준 2천400여 명의 공감을 얻었는데, 3천명 이상이 공감하면 인천시의 공식적인 답변 요건을 갖춘다.

강화도 갯벌도 재산권 행사와 조업 활동 등에 제약을 우려하는 일부 주민이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반대하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리버풀 사례를 통해 세계유산의 등재뿐 아니라 지속적인 보존과 관리의 필요성이 다시 한 번 강조됐다"며 "세계유산위원회 권고 사항 이행을 위해 관련 기관들과 꾸준히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