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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생사기로’ 전통시장 ‘온라인 쇼핑’ 승부수

 

30일 오후 1시께 부산 동구 초량전통시장의 한 점포. 31일 계획된 ‘초량어묵’ 라이브 커머스 방송 준비로 분주했다. 그동안 ‘초량어묵’은 매대 위에 늘어놓은 해물·치즈·야채어묵을 손님이 고르면 한 묶음 5000원으로 판매해 왔다.

 

이번 라이브 커머스에서 ‘초량어묵’은 ‘모둠 어묵’ 세트를 선보인다. 일일이 매대 위 어묵을 고를 수 없는 온라인 시청자들을 위해 선호도 높은 어묵을 세트로 만들어 상품으로 내놓은 것이다.

 

초량시장 등 부산 시내 7곳

어묵·청국장 등 33종 대표 상품

‘라이브 커머스’ 방송 통해 판매

추석 앞두고 새 판로 개척 기대

 


 

 

 

매년 추석만 되면 초량전통시장 등에 들르던 A 씨. 그는 이제 휴대폰으로 간편하게 먹을거리를 장만한다. 휴대폰을 켜고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본 뒤 주문하면 ‘황토방무염 청국장 세트’ ‘초량 어묵’ 등 전통시장에서만 찾을 수 있었던 제품들이 집으로 배송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추석 장보기 풍경이 달라질 듯싶다. 수십 년간 동네시장에 머물렀던 전통시장이 온라인 진출로 ‘승부수’를 던졌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와 온라인에 손님들을 뺏기고 코로나19까지 겹쳐 직격탄을 맞은 전통시장이 새로운 판로 개척으로 기대를 모은다. 시범사업 뒤 전통시장별로 온라인 진출을 꾀한다.

 

30일 부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은 부산 시내 전통시장 7곳이 온라인을 통해 대표상품 판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온라인과 거리를 두고 오프라인에만 머물렀던 전통시장들이 합심해 온라인 시장에 진출하기는 처음이다. 전통시장의 장점으로는 저렴한 가격, 특색 있는 제품, 다양한 선택지 등이 꼽힌다.

 

1974년 문을 연 부산 초량전통시장도 그중 한 곳이다. 30일 시작되는 전통시장 제품 온라인 판매는 ‘라이브 커머스’로 이뤄진다. 라이브 커머스는 상품 판매 진행자와 구매자가 실시간 소통하는 방송으로, 이번에는 '네이버 쇼핑 라이브'를 플랫폼으로 활용했다. 생방송 중 이용자들은 채팅을 통해 진행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

 

전통시장 7곳의 대표 제품 33종이 판매 대상이다. 중소벤처기업청 전통시장 지원사업에 선정된 초량 전통시장, 부산평화시장, 민락골목시장, 르네시떼, 반송큰시장, 괴정골목시장, 못골골목시장이 참여한다. 라이브 커머스는 이날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5시 등 하루 두 차례 열린다. 이 시범 사업 이후 시장별로 온라인 판매 전략을 수립하게 된다.

 

네이버 쇼핑 라이브에서 ‘부산 우수 전통시장 온라인 판매전’을 검색해 방송에 참여해 구매하거나 방송시간과 관계없이 네이버 ‘모두의 장날’ 스마트 스토어에서 구매할 수 있다. 판로가 다양해지면서 전통시장의 대표 품목들은 동네를 넘어 전국에 알려지게 된다.

 

이처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판로가 넓어지면서 전통시장 상인들은 이전의 손님맞이에 더해 온라인 주문 대응까지 업무가 늘었다. 상인들은 온라인 시장 개척이 침체된 전통시장을 극복할 것으로 내다보며 코로나19 상황 속 활기를 기대한다. 초량전통시장 김종진 상인회 회장은 “코로나19로 손님이 50%나 줄었는데 온라인에서 초량전통시장만의 특색 있는 상품을 알리게 돼 다행”이라며 “라이브 커머스뿐 아니라 더 많은 고객이 시장 물품을 찾을 수 있도록 쿠팡, 네이버 스토어 등 다양한 플랫폼에 입점해 판매처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부족한 홍보와 안착되지 않은 배송 시스템은 전통시장의 온라인 진출에 한계로 꼽힌다. 부산중기청 관계자는 “전통시장만의 저렴한 가격, 많은 양 등의 장점을 사람들에게 알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