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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잦은 비'에 밥상물가↑, 공사 늦잡쳐…대목 민심 '울고 싶어라'

대구, 8월 강수일수 작년의 2배…'가을장마' 피해 속출
쌀·밤·배 가격 1년 만에 폭등…공사현장도 공정률 8% 지연

 

 

지난달 대구 강수일수가 작년의 2배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비소식이 유독 잦으면서 추석 대목을 앞둔 농가와 공사현장 등 지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대구의 올해 8월까지 강수일수는 83일로 지난해 71일보다 12일 늘었다. 올해 강수일수는 2010년 같은 기간 86일을 기록한 이래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경북 강수일수도 81.6일로, 2010년(84.5일) 이후 최다 기록이다.

 

기상청은 올해 오랜 기간 비가 내린 이유로 유난히 길었던 지난달 가을장마를 꼽았다. 가을장마는 여름이 끝날 때쯤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한반도의 북태평양 고기압과 만나면서 시작되는데, 올해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보다 많이 확장된 상태여서 8월에 이어 9월 들어서도 1~7일 중 5일이나 비가 내릴 만큼 장마가 길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구의 지난달 강수일수는 20일로 지난해 같은 달(10일)의 2배나 됐다. 최근 10년 동안 8월 평균 강수일수가 13.6일이었음을 감안하면 유독 비가 잦았다. 경북도 마찬가지로 지난달 18.3일 비가 내려 최근 10년 평균(14.3일)보다 많았다.

 

이례적으로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농작물을 중심으로 물가도 덩달아 치솟았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수요가 늘어나는 명절 성수품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배 7.5kg 1박스는 5만4천697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4% 올랐다. 쌀(20kg)과 밤(1kg) 가격도 각각 6만1천675원, 1만6천476원을 기록해 1년 새 7.2%, 59.5% 비싸졌다.

 

대구 동구 동서시장 상인 A씨는 "추석 대목을 앞두고 슬슬 시장이 활기를 띠어야 하는데 날씨도 안 좋고 채소값도 비싸다 보니 평소보다 손님이 더 없다"며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조금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명절 앞에는 일주일마다 물가 등락폭이 심한 만큼 조금이라도 가격이 안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개발, 재건축 사업 등 대구 공사현장도 늘어난 비소식이 달갑지 않다. 정해진 공기에 맞춰야 하는 상황에서 유독 많은 비에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대구 수성구 한 아파트 공사현장 관계자는 "올해 레미콘 파업에다 잦은 비가 겹치면서 예정된 공정률보다 8% 정도 늦어졌다. 아파트의 경우 입주시점에 맞추지 못하면 집단소송 가능성도 있어 비가 잦아들면 매일 2시간씩 잔업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인건비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는 게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가을 장마가 끝나면서 앞으로는 비소식도 잦아들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다음 주 초까지는 비교적 맑은 날씨가 이어지고 강수확률도 20% 미만에 머물 것"이라며 "13호 태풍 꼰선이 괌 인근에서 발생했지만 경로상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박상구 기자 sang9@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