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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코로나 장기화에 중소기업 추석 자금사정 고통 가중

 

“코로나19가 계속돼 경기 회복도 기대하기가 어렵고 회사 사정은 갈수록 나아지질 않아 걱정이 큽니다. 지금까지 동고동락한 직원들에게 명절을 맞아서 조그만 떡값이라도 돌리고 싶은데 자금 여력이 없어 마음이 아프네요”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에서 농산물 유통서비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두모(55) 사장은 “돌아오는 추석 명절이 달갑지 않다”고 말했다.

이 중소기업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도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판매 부진과 기름값, 임금 등의 인상 요인으로 매출이 30% 줄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20% 넘게 손해를 입었으니 코로나가 시작된 이후 매출이 반토막났다.

김 사장은 “직원 수가 25명인데 가족처럼 지내 인력을 줄이지 않고 있다”며 “상여금을 주려해도 자금 여건이 되지 않아 3000만원 정도를 대출받아 빚이라도 내야 할 판이다”고 말했다.

서비스업뿐 아니라 제조업도 추석 명절을 앞두고 자금 조달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에서 전기배선 부품을 제조하는 중소기업 김모(65) 사장은 “명절이면 직원들에게 상여금을 줬는데 올해는 코로나 불황으로 공장 운영 자금 마련도 벅찬 상황”이라며 “대출을 이미 받아 놓은 상황에서 추가 대출도 불가피해 자금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상황이 바닥을 친 요즘 명절을 앞두고 상여금 지급 조차 어려운 중소기업이 많은 실정이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전북 등 전국의 9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 중소기업 추석 자금 수요조사 결과를 보면 절반 이상(55.8%)이 추석 자금 사정이 곤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자금사정이 곤란한 것은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이 96.4%에 달했다.

중소기업들은 특히 ‘판매(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데 매출액 10억 미만, 종사자 30명 미만인 내수기업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매출액 규모가 작을수록 자금사정이 ‘곤란하다’는 응답 비율도 높아 열악한 중소기업이 많은 전북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기업들은 추석 자금(추석 관련 임금, 원자재 등 단기운영자금)으로 총 필요자금이 평균 3억 7800만원이라고 응답했는데 확보가능자금이 평균 3억 3050만원, 부족자금은 평균 475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추석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융기관을 찾는 중소기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상황이 이렇자 금융당국은 다음 달까지 중견·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19조 3000억원의 추석 특별 대출·보증을 실시하기로 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1곳당 최대 3억원씩 총 3조원을 공급하고 산업은행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2조 2000억원을 공급하면서 최대 0.4%p 금리 인하 혜택을 지원한다.

신용보증기금은 총 7조원의 보증을 공급하고 JB금융그룹은 중소기업 소상공인 위한 추석 특별자금 1조원을 지원한다.

문제는 금융기관이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로 대출을 진행하면서 영세 중소기업은 문턱이 높아 애로를 느낀다는 점이다.

채정묵 중소기업중앙회 전북중소기업회장은 “도내 대다수 기업이 중소기업으로 종사자 비율은 96%에 달한다”며 “금융기관이 재무제표를 가지고 판단하기 보다 고용을 유지하는 지역의 어려운 중소기업을 전폭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호 crcr810@jja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