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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경인 WIDE] 해외독립기지·한인이민사 연결고리… 항일음악사 새로 쓴다

'인천에서 만주·하와이로' 손승용 애국창가집

 

 

 

 

 

국권이 강탈되던 시기에 기자·교육자·종교인으로 활동하며 애국계몽운동에 투신한 손승용(1855~1928) 목사가 1900년대 인천 강화도 등지에서 쓴 창가집이 우리나라 대표적 애국창가집으로 꼽히는 북간도 '최신창가집 부악전'(1914년)과 하와이 '애국창가'(1916년)의 바탕이 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손승용 목사의 창가집이 2006년 경인일보 연중기획 시리즈 '인천인물 100人'(2006년 12월14일자 14면 보도)을 통해 처음 소개된 지 15년 만에 해외 독립운동기지 북간도와 한인 이민사가 시작된 하와이 간 연결고리를 찾으면서 항일음악사가 다시 쓰이고 있다. 

반혜성 교수 논문 1909~1911년 추정
30곡 '…부악전' '애국창가'에 실려
한국인 노동자 위해 선교사로 파견
"시기 앞서 저본으로 활용 가능성"

창가는 서양식 악곡에 맞춰 쓴 노래 가사 또는 시(詩)로 개화기부터 불렸으며, 애국·계몽·독립·찬송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으로 시작하는 애국가 가사도 창가로 시작됐다.

단국대학교 동양학연구원 반혜성 교수가 최근 '동양학' 제85집에 실은 논문 '손승용 수진본(袖珍本) 창가집의 특징과 가치'를 보면, 손승용 목사가 수첩에 창가집을 쓴 시기는 강화도 잠두교회(현 강화중앙감리교회) 목사와 잠두합일학교 교장을 지내던 1909년부터 공주제일교회에 있던 1911년까지로 추정됐다. 그동안 손 목사 창가집의 제작 시기는 특정되지 않았다.

이 시기 손 목사는 강화에서 학교를 잇따라 설립해 교육·계몽에 힘썼다. 같은 시기 강화에서는 훗날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총리가 되는 이동휘(1873~1935) 선생이 보창학교를 세워 민족계몽운동을 펼치고 있었다. 강화진위대장 출신 이동휘도 강화 잠두교회에서 기독교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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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 '금수강산' '한반도' 애국심 고취… 독립운동 가요 씨앗으로

손승용(1855~1928) 목사가 수첩에 남긴 창가집(1909~1911년 필사)은 일제의 강제병합 직전 학교와 교회를 중심으로 불렸던 창가를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라는 평가다.개

 

손승용 목사의 창가집 수록곡은 모두 57곡이지만, 현재 가사 내용이 파악되는 곡은 55곡이다. 반혜성 교수의 논문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이동휘가 만주 북간도에서 세운 광성중학교의 음악 교재인 '최신창가집 부악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등사본으로 만들어진 '애국창가' 간 연결성이다.

손 목사 창가집의 30곡이 '최신창가집 부악전'과 '애국창가'에도 실려있다. 이 가운데 16곡은 북간도와 하와이 창가집에 모두 포함됐고 나머지 14곡은 각각 하나씩 실렸다.

손승용 목사와 이동휘 선생은 강화 지역에서 같은 시기 기독교 기반의 교육운동을 이끌었다. 하와이 '애국창가'와는 어떻게 연결될까.

1902년 12월 인천 제물포항에서 하와이로 떠난 한국인 노동자들이 우리나라 최초 이민자들이다. 감리교회는 한인 이민자들을 위해 선교사 홍승하(1863~1918)를 하와이에 파견했는데, 이후 홍승하가 거쳤던 강화 잠두교회, 인천 제물포교회(현 내리교회) 등에 손승용 목사도 파송됐다.

반 교수는 "여러 개연성으로 볼 때 시기적으로 가장 앞선 '손승용 수진본 창가집'이 북간도 '최신창가집 부악전'과 '애국창가'의 저본(底本)으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손승용 창가집은 현재까지 전해지는 애국창가집 중 가장 상징적이면서도 대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3면([경인 WIDE] '금수강산' '한반도' 애국심 고취… 독립운동 가요 씨앗으로)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