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아있는 전설,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짐머만이 3년 만에 다시 대전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내달 4일 대전예당 아트홀에서 파격적인 해외 정상급 연주자 짐머만의 '신들린 피아노 선율'을 귀에 담을 수 있다.
지난 2019년 16년 만에 한국 무대로 돌아왔던 폴란드 출신 피아니스트 짐머만은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그의 여전한 명성을 입증함과 동시에 한국 관객들의 뜨거운 열기에 깊은 감동을 받은 바 있다. 곡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이를 바탕으로 한 자신만의 해석으로 이 시대 거장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으며, 앨범을 발매할 때마다 '별 다섯 개 밖에 주지 못하는 아쉬움'(그라모폰), '그로 인해 느끼는 클래식의 영원함'(뉴욕 타임즈) 등 세계 언론의 찬사를 받고 있다.
18살의 나이로 쇼팽 콩쿠르 우승을 거머쥐며 스타덤에 오른 짐머만은 외부 자극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자신만의 길을 형성해오며 완벽함의 대명사라는 타이틀을 얻었고, 현재까지 세계적인 거장으로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어디서 연주하든 자신의 스타인웨이 피아노를 공수해 오는 것으로 유명한데, 때로는 건반을 누르면 해머가 현을 때리는 장치인 '액션'만을 가져와 피아노에 연결하기도 한다. 이날 내한 공연에서는 아쉽게도 그의 피아노와 한 몸이 된 모습을 만나볼 순 없다. 다만 입국 후 자가격리 기간에 연습할 수 있는 피아노를 확보해 달라는 그의 강력한 요청으로, 철저한 준비성을 기해 새로운 피아노와 함께하는 무대를 기대해볼 만하다.
이날 무대가 열리기까진 코로나19, 오미크론 등으로 해외 연주자들의 내한이 어려워지면서 공연이 잇따라 취소, 연기되고 있는 악조건 속 짐머만의 한국 투어에 대해 절실함이 있었다. 당초 해외입국자 격리 면제 조치가 철회되며 짐머만의 내한이 공연이 무산될 뻔했지만, 그는 자신을 오랫동안 기다려 온 한국 팬들에게 보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 결과, 이번 공연은 이달 17일에서 내달 4일로 일정을 조정해 아트홀 무대에서 펼쳐질 수 있게 됐다.
7일간의 자가격리를 감수하고 내한하는 짐머만은 이번 공연에서 바흐의 파르티타 1·2번과 쇼팽의 소나타 3번, 시마노프스키 마주르카 13-16번을 연주해 완벽이라는 서사를 담은 장중한 연주를 보여줄 예정이다. 오랜만에 국내 관객들과 다시 나눌 짐머만의 음악적 감동을 기대해도 좋다.
e_taem@daejonilbo.com 이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