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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통큰기획-경기도에 '민물어부'가 산다·(2)] 사라질 위기 처한 내수면 어업

"지금은 혼자 먹고 살기도 벅차…" 호수를 떠나는 어부들

 

평택호 어부(漁夫) 김영수(67)씨는 1983년부터 배를 탔다. 가덕도 앞 바다에서 고깃배를 타며 유년시절을 보낸 김씨는 결혼 후 민물 어부가 됐다. 양식장까지 차려 생계를 꾸려 나갔다.

또다른 민물(내수면) 어부 이정섭(78)씨처럼 평택호가 삶의 터전이었던 김씨였지만, 그는 이제 그물과 함께 화물차 운전대를 잡고 있다.

갈수록 줄어드는 수산자원과 함께 소득도 줄어들었고 지난 2002년부터 '겸업'을 하기 시작했다.

주 조업시기에는 새벽 3~4시에 평택호에 나와 5시간가량 그물을 거두고 그 외 시간에는 화물차 운전을 하고 있다.

"수산자원이 줄면서 전업으로 생계를 이어가기 쉽지 않아. 나 말고도 농사 짓거나 이런 어민들 많지. 옛날에는 고기 잡아 애들 대학, 유학 다 보냈는데 지금은 나 혼자 먹고살기도 힘든 수준이야."

"오전 그물 거두고 화물차 운전"
40년 배 탄 김영수씨 어려움 호소


김씨의 말처럼, 실제 전국 내수면 어부 중 절반이 넘는 이들이 '겸업 어부'다. 통계청 농림어업조사를 보면 2019년 전국 어가 인구 6천622명 중 전업은 2천180명(33%), 겸업은 4천442명(67%)이다.

10명 중 6명은 '제2의 직업'을 가진 어부인 셈이다. 이처럼 어부들은 하나 둘 떠나는데, 떠난 빈자리를 채워 내수면 명맥을 이어갈 청년들은 보이지 않는다.

전국 내수면 어부 70%(2019년 기준, 6천622명 중 4천641명)는 50대 이상이며 20대는 7.9%(526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단순히 사회 변화에 따라 하나의 직업이 사라진다고 보기에는 민물 어부들의 역할이 작지 않다. 내수면 어업은 경기도 어업에서도 절반에 가까운 데다, 어선·양식장도 적지 않다.

2020년 기준 도내 어업 허가 3천924건 중 내수면 비중은 1천186건이며 어선 수는 1천875척 중 870척, 양식장은 454건 중 234건을 차지하고 있다.

전국 내수면 어부 67%가 겸업중
그럼에도 도내 '어업 비중' 절반
쓰레기 수거 환경지킴이 역할도

 

 

더욱이 어부들은 내수면 생태환경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평택호 어업계의 경우 정기적으로 평택호 해양 쓰레기를 치운다.

분기별 5~10t가량 나오는데, 고기를 잡으러 평택호에 나갈 때마다 조금씩 모아 정기적으로 처리한다.

이종상 평택호 어촌계장은 "평택호가 더러워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어민들이 받아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우리가 지켜나가는 거지"라고 말했다.

일반 시민들이 무심코 버린 쓰레기로부터 내수면 생태환경을 지키는 것인데, 전문가들도 식량 안보 차원은 물론 내수면 생태환경 지킴이로서 어부들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한다. → 관련기사 3면([통큰기획-경기도에 '민물어부'가 산다·(2)] 내수면 어업은 왜 위기에 직면했나)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