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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한국의 탈춤, 하회별신굿탈놀이]<4>하회탈춤, 한국 대표하는 문화 아이콘

안동의 역사 녹아든 하회탈과 탈춤…등장인물에 지역 사람들 생각 묘사

 

탈은 나라마다 갖고 있는 보편적 문화이며, 여러 문화의 특징을 드러내는 도구다. 다양한 양식과 형태, 기능이 문화권별로 존재한다. 하지만 유네스코 등 세계기구에도 탈 관련 문화협의회는 없다.

 

 

안동에는 '세계탈문화예술연맹'(이하 IMACO) 단체와 '하회탈과 하회별신굿탈놀이',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등 탈과 탈춤 문화와 관련한 인프라를 갖고 있어 세계 탈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탈문화 국제교류의 거점으로 자리잡고 있는 안동 하회별신굿탈놀이의 세계 인류무형유산 등재는 필연적이다.

 

권영세 안동시장은 하회별신굿탈놀이가 반드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돼야 한다면서 몇 가지 이유를 들었다. 하회탈춤과 하회탈은 한국을 대표하는 아이콘이며 우리 민족의 정서와 얼, 그리고 삶의 애환과 흔적이 스며있기 때문이라는 것.

 

전문가들이 말하는 하회별신굿탈놀이의 인류무형유산적 가치는 무엇인지 살펴 보았다.

 

 

◆마을 굿에서 유래, 마을 안녕과 풍농 기원

 

전경욱 고려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지난 2017년 세계탈문화예술연맹이 마련한 탈 문화 국제학술대회에서 '아시아 가면극'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 가면극은 내용과 성립 과정으로 보아 크게 '마을굿놀이 계통 가면극'과 '본산대놀이 계통 가면극'으로 나눌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하회별신굿탈놀이는 '마을굿놀이 계통 가면극'으로 향촌 제사 활동인 마을굿에서 유래 발전해온 가면극으로 그 지역의 주민들이 전승해 왔다"고 덧붙였다.

 

마을굿놀이 가면극은 마을굿에서 유래 발전해온 자생적, 향토적 가면극이다. 한국의 마을굿은 기본적으로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종교적 성격과 풍농·풍어를 기원하는 풍요제의 성격을 겸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마을굿의 일종인 강릉단오제나 하회별신굿에서는 무당들이 마을 주민들과 함께 마을굿을 거행했다.

 

이런 과정에서 하회별신굿의 경우와 같이 마을 주민들이 가면을 쓰고 노는 가면극이 발생했다. 하회별신굿은 무당들이 주도했지만, 가면극인 하회별신굿탈놀이는 마을 주민인 농민들이 담당했다.

 

전 교수는 "원래는 마을의 수호신을 상징하는 가면을 모셔 즐겁게 함으로써, 마을의 안녕과 풍농·풍어를 기원했을 것이다. 마을의 수호신에게 이러한 기원을 하는 것이 바로 마을굿, 즉 향촌 제사 활동의 보편적 현상인 것"이라고 했다.

 

전 교수는 또 "주목되는 점은 이 지방에서는 마을의 수호신을 가면으로 형상화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안동의 하회마을에서 마을의 수호신인 성황신을 가면으로 형상화한 것과 일치한다. 하회별신굿탈놀이에서는 성황신인 각시가면이 존재하고, 각시의 무동춤은 '신성현시'(神聖顯示)를 연출한다"며 마을굿놀이에서 마을 수호신을 상징하는 가면을 중심으로 가면극이 형성되는 과정을 설명했다.

 

하회탈춤과 하회탈은 한국을 대표하는 아이콘이며, 우리 민족의 정서와 얼 그리고 삶의 애환과 흔적이 스며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별신굿 기간 마을과 신·인간은 하나

 

손상락(전 안동시민속박물관 학예연구실장) 하회별신굿탈놀이 전수조교는 "하회탈과 탈춤에는 안동의 역사가 함축돼 있고, 등장 인물 하나하나에는 안동 사람들의 생각이 묘사돼 있다"고 했다.

그는 "사회적 갈등과 모순을 비판하는 탈놀이 속에 안동 사람들의 정신이 녹아 있다. 하회마을에서 하회탈은 지연공동체인 마을집단을 묶는 중요한 상징이었고, 탈춤은 마을살이의 집단성과 역사적 관계를 오래도록 맺어 내려온 문화, 즉 기층성을 반영하는 문화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전통사회 속에서 하회별신굿은 지연공동체를 하나로 아우르는 축제였다. 800여 년 전부터 하회마을에서 전승되기 시작한 탈놀이는 마을의 안녕과 풍농을 기원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열렸던 별신굿이라는 마을굿의 일환으로 연행됐다.

 

손상락 전수조교는 "농사를 근간으로 한 전통사회에 있어서 풍농(豊農)은 마을공동체를 지탱할 수 있는 절대적인 것이다. 풍년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자연현상에 의해 결정이 되며 이것은 곧 신의 뜻에 달렸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그는 "따라서 풍성한 수확을 거두고 마을의 안녕을 가져다주는 것은 곧 마을을 지키는 동신(洞神)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마을마다 동신을 모시고 있으며 마을 주민들은 정성을 다해 신에게 제사를 받드는 것"이라 했다.

 

손상락 전수조교는 "전통사회에서의 하회별신굿탈놀이는 하회마을이라는 지연공동체를 하나로 통합해 주는 의례인 별신굿의 한 부분으로서 동족원들의 적극적인 경제적 지원에 의해 연희됐다"고 했다.

 

특히, "별신굿이 열리는 기간은 지배계급인 양반과 피지배계급인 하층민인 상민이라는 신분의 차별이 없는 오로지 신과 인간이라는 구분만이 존재하는 신성공간으로 바뀌게 되어 신과 인간이 하나 되어 춤추는 대동축제의 기능을 담당했다"고 덧붙였다.

 

 

◆한국 탈춤, 산대·해서·야류·오광대 등 분류

 

한국·중국·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탈춤은 매우 유사한 발전 과정을 보인다. 동아시아에는 마을 주민들이 전승하던 탈춤, 전문적 연희자들이 전승하던 탈춤이 있다.

 

마을 주민들에 의해 전승되던 탈춤은 주로 지역마다 향촌 제사 활동에서 연행된 것으로, 자생적이고 향토적 성격을 띠고 있다. 그러나 전문 연희자들이 전승해오던 탈춤은 '백희'(百戱)라고 불리던 동아시아 공동의 연희들이 발전해 성립된 것이다.

 

탈춤은 지역에 따라서 달리 부른다. 황해도지역에서는 '탈춤'이라 부른다. 서울과 경기도지역에서는 '산대놀이'로, 부산지역에서는 '야류'라 한다. 경상남도지역에서는 '오광대'라 부른다.

 

현재 국가에서 무형문화재로 지정한 탈춤 종목은 14개다. 한국의 탈춤에는 네 가지가 있다. '산대'(山臺), '해서'(海西), '야류'(野遊), '오광대'(五廣大) 등이다.

 

각종 문헌상에 나타난 한국 탈춤의 최초 놀이는 '삼국사기'에서 전해오는 최치원의 '향악오수'(鄕樂五首) 중 '대면'(大面)·'속독'(束毒)·'산예'(狻猊) 등으로 7세기쯤에 등장했다.

 

한국의 탈춤은 크게 '마을굿 놀이 계통'과 '본산대놀이 계통'으로 나누어진다. 마을굿 놀이 경우 하회별신굿탈놀이와 강릉관노가면극처럼 향촌 제사 활동인 마을굿에서 유래 발전해왔다. 한국의 자생적 연희 흔적은 이미 상고시대 암각화와 국중대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본산대놀이 계통 경우는 삼국시대에 중국과 서역으로부터 산악, 백희, 그리고 상고시대 제천의식 등에서 연행된 전문적 연희자들의 연희가 통일신라시대, 고려, 조선을 거치면서 형성된 것이다.

 

본산대놀이 경우 대부분 전문 연희자들에 의해 전승됐지만, 여기서 전파된 별산대놀이, 해서탈춤, 야류와 오광대 등은 농민 하급관료, 무속인 등 지역 주민들에 의해 전승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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