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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민주당의 '굴욕'…대구경북 무려 40곳 '국힘 무투표' 허용

대구 수성구 결과 충격적…4년 전 영광 간데없고 5곳 모두 '무투표' 허용

 

국회의원 도합 168석의 원내 제1당 더불어민주당이 대구경북(TK)에서 굴욕을 면치 못하게 됐다. 6·1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 등록을 마감한 결과 TK에서 상대 정당인 국민의힘에 '무투표 당선'을 무려 40곳이나 허용하면서다.

 

TK가 전통적인 민주당의 험지인 만큼 '어쩔 수 없는 결과'라는 목소리도 있지만, 돌풍을 일으킨 2018년과 비교해 초라한 성적은 비판을 불러오기 충분해 보인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대통령 선거에 패배한 여파가 이어지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TK에는 후보조차 제대로 내지 못한 곳이 속출했다.

 

 

당장 대구에서도 8곳의 구청장·군수 선거에서 4곳에만 후보를 내는 데 그쳤으며, 시의원 지역구 29곳에는 4명의 후보만 간신히 공천했다. 경북에서는 기초단체장 23자리에 후보 10명이 고작이었고, 도의원 지역구 55곳에도 후보 14명에 불과했다.

 

누가 봐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특히 4년 전 대구의 민주당 돌풍 핵심지이자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지역구였던 대구 수성구 결과는 충격적이라는 평가다. 4년 전 수성구에서 구청장은 남칠우 후보가 선전했고, 시의원 4자리 중에서는 절반인 2자리(강민구·김동식)를 가져가며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번에는 '김부겸 키즈' 출신 강민구 전 대구시의회 부의장이 수성구청장에 출마하며 체면치레를 했을 뿐, 시의원 5자리에 도전한 사람이 아무도 없어 모두 국민의힘 후보에게 무투표 당선을 허용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당선 가능성이 있어 상당수의 후보를 낸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공천을 두고 내홍을 빚으며 다수 후보들이 무소속 출마를 감행, 표가 분산될 위기를 맞았다. 당장 수성구에서만 민주당 소속이었던 현직 구의원 무려 세 명(류지호·박정권·조용성)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며, 동구 2명, 달서구 1명, 북구 1명 등이 무소속 출마를 선택했다.

 

 

 

이 같은 부진 탓에 민주당 안팎에서는 대구시당·경북도당을 겨냥한 거센 비판이 나온다. 지난 2018년 당시 돌풍을 일으킨 뒤 이에 안주해 새롭게 인재를 키우거나 지역 내 세력 확장을 등한시했다는 게 비판의 핵심이다.

 

민주당 대구시당 한 당원은 "대선 패배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이재명 후보 TK 지지율을 본 후보군들 상당수가 출마를 포기했다는 전언을 들었다"면서도 "4년 전 큰 성과를 거둔 뒤 다음 선거에 대비해 사람과 세력을 키우려고 당이 무슨 노력을 했나. 딱히 떠오르는 게 없고 오히려 이상한 사람들을 공천해 실망만 줬다"고 꼬집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부진이 길어진다면 지역 정치에 '견제와 균형'이 실종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이번에 무투표를 막은 지역들 상당수도 민주당이 아니라 국민의힘을 탈당한 무소속 후보들이 맞상대"라며 "이번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면 민주당은 8년 전은 고사하고 12년 전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