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지자체 가뭄 피해 극복 총력
남해 올 강수량 평년 대비 절반
군, 예비비 5억 투입 등 대책 마련
고성, 용수 부족 지역 지원 논의
거창, 과수원 현장 밀착지도 나서
의령, 피해지역 급수 대책 지시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도내 지방자치단체들이 가뭄 피해 극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남해군은 최근 극심한 가뭄으로 적기 영농에 차질을 빚고 있는 농민들을 위해 예비비 5억원을 긴급 투입하는 등 농업용수 공급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장충남 남해군수는 군정 복귀 후 첫 일정으로 지난 2일 창선면 부윤마을, 남해읍 토촌마을, 설천면 옥동·문항마을 일원을 잇달아 방문해 가뭄 피해 현장을 살핀 후 즉각적인 조치가 가능한 대책 시행을 지시했다.

남해군은 올해 1~5월 누적 강수량이 293.5㎜로 전년(567㎜) 대비 52%에 불과한 상황이다. 최근 1개월 강수량은 6㎜로 전년 160㎜의 4%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남해군은 2모작(벼-마늘) 재배가 많아 마늘 수확이 끝난 5월 하순~6월 중순에는 군 전체에 물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른 1모작 지대에 비해 농업용수의 안정적인 공급이 절실하다. 물 부족 현상으로 고현면 대계, 삼동면 물건, 설천면 금음, 고사, 창선면 부윤, 남해읍 토촌 등 각지 일부 논에서는 농업용수 부족으로 모내기가 늦어지고 있다.
최근 설천면 옥동·문항마을 일원에서는 이미 이앙(못자리에서 기른 모를 본 논에 옮겨 심음)한 논이 말라 긴급하게 급수차를 이용해 메마른 논에 물을 공급하기도 했다.
지난 5일 남해군 일원에 반가운 단비가 내려 평균 43㎜의 강우량을 기록했지만 가뭄을 완전히 해갈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따라 군은 관정 개발 및 정비, 하상 굴착, 양수기 대여, 살수차 지원 등을 통해 모내기에 필요한 긴급한 농업용수를 공급할 방침이다. 또 7월까지 충분히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 레미콘 차량을 이용한 현장 급수도 검토 중이다.
고성군도 최근 지속적인 봄 가뭄으로 영농철 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됨에 따라 가뭄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고성군은 지난 2일 군청 회의실에서 군수, 부군수, 3국장 등 관계부서 공무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영농철 가뭄 관련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올해 1~5월 고성군 누적 강우량은 최근 10년간 같은 기간 평균 450.7㎜의 61%인 275.3㎜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가뭄 현황 및 농작물 생육상태, 농업용수 확보를 위한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하고, 가뭄에 대한 정보를 주민과 공유하는 등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했다. 특히 용수 부족 우려 지역과 식량작물·밭작물 재배 동향을 파악하고 가뭄피해 최소화를 위한 긴급조치와 농업용수 부족 지역 긴급 용수개발 예비비 지원, 반복적인 가뭄 우심 지역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 등에 대해 논의했다.
거창군도 계속된 가뭄 속에서 사과 열매솎기가 한창인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토양수분 관리와 병해충 적기 방제를 위한 현장 밀착 지도에 나섰다. 최근 6개월 강수량이 30년 평년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고 겨울부터 시작된 가뭄이 6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라는 기상청 전망에 따라 과수 전문가를 채용해 농업기술센터와 고제면 2개소에서 영농상담실을 운영하는 등 관수와 과원 관리에 나섰다.

의령군도 지난 2일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오태완 군수가 바로 업무에 복귀해 가뭄 대비 긴급회의를 가졌다. 오 군수는 이날 가뭄 대비 긴급회의를 주관하면서 “지속적인 봄 가뭄으로 영농기 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소식을 선거 과정에서 들었다”며 가뭄 피해를 위한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오 군수는 또 용수 부족으로 인한 모내기 애로 지역과 가뭄에 따른 식량작물·밭작물 피해 현황을 빠르게 파악해 원활한 농업용수 공급에 나서 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저수지 유지 관리를 위한 예산을 확보하고, 장기전에 대비해 비상 용수원 및 관정 개발에 나서 줄 것을 강조했다.
군청 유관 부서장들은 이달 말 장마 전에 최대한 물 확보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부서별 계획을 공유했다. 또 농어촌공사, 소방서 등 관계기관과 긴급 협조체계를 구축해 긴급 급수에 필요한 양수 장비 및 인력을 사전에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오 군수는 회의 후 가뭄으로 모내기가 지연되는 정곡면 월현 일대를 방문해 가뭄 피해 현황을 살피고, 주변 양수장과 가용 수리시설을 총동원해 농작물 급수 대책에 서둘러 줄 것을 지시했다.
김호철·김성호·김윤식·김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