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오후 4시 발사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Ⅱ)가 2차 발사에 성공했다. 지난해 10월 21일 1차 발사 실패 후 8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대한민국 과학기술사뿐 아니라 대한민국 역사의 기념비적인 순간에 섰다"며 "누리호가 목표궤도에 투입돼 성능검증위성을 성공적으로 분리하고 궤도에 안착시켰다"고 공식 발표했다.
누리호는 이날 오후 4시 정각에 발사된 지 123초 후 고도 62㎞에서 1단 분리, 227초 후 고도 202km에서 페어링(위성 덮개) 분리, 296초 후 고도 273km에서 2단 분리에 성공했다. 발사 875초 후에는 목표궤도인 700㎞에 도달해 성능검증위성을 분리하고, 뒤 이어 945초에는 위성모사체를 분리하는 것까지 성공했다.
1차 발사 당시 고배를 마셨던 위성의 궤도 안착까지 성공하면서 우리나라는 완전한 우주 기술 독립을 이루게 됐다.
누리호는 지난해 1차 발사와 달리 이번에는 실제 성능검증위성과 4기의 큐브위성을 탑재해 우주로 발사됐다.
과기정통부는 발사 후 남극 세종기지 안테나를 통해 성능검증위성의 초기 지상국 교신을 성공하고 위성의 위치를 확인했다. 22일 오전 3시쯤부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지상국과의 양방향 교신을 실시해 위성의 상태를 세부적으로 확인해 나갈 예정이다.
국내 4개 대학에서 제작한 큐브위성 4기는 발사 일주일 후 2일에 1기씩 조선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울대, 연세대 큐브 위성 순으로 순차적으로 사출된다. 위성은 지구대기관측·미세먼지 모니터링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정부는 내년부터 오는 2027년까지 누리호를 4차례 더 발사해 신뢰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우주수송능력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종호 장관은 "정부는 앞으로 누리호 개발의 경험과 기술을 토대로 성능이 향상된 우주발사체 개발을 추진해 우리나라의 위성 발사 능력을 더욱 향상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따뜻한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과,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발사 성공을 위해 땀과 열정을 아끼지 않은 과학기술인, 산업체 관계자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발사 성공 데이터를 잘 분석해 활용함으로써 한국의 발사체 기술이 한 단계 더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발사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자력으로 실용급 위성(1t 이상)을 쏘아 올린 세계 '7대 우주강국'에 이름을 올렸다.

정인선 기자, 백유진 기자 jis@daej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