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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선거를 놓칠수도...민심을 잃을수도

'조합장선거' 눈치?… 농축협 '적자 재정' 딜레마
경제 악재 대응 속앓이

 

 

쌀 가격 하락세가 지속돼 각 지역농협 미곡종합처리장 적자가 심각한 와중에(7월14일자 12면 보도=작년 재고도 있는데… 다음달부터 '햅쌀 수확') 국제 곡물가격 인상으로 사룟값을 올려받아야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지역 축협들의 적자도 심화되고 있다.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200여일 앞둔 상황에서 맞닥뜨린 이 같은 악재로 지역 농·축협의 속앓이가 깊은 모습이다.

전국 농·축협 동시조합장선거는 내년 3월 8일에 예정돼있다. 14일 기준 237일이 남았다. 코로나19 상황이 다소 완화된 점과 맞물려 지역 농·축협들은 조합원들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간담회 등 각종 활동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그러나 쌀 시장이 올해 최악의 상황을 맞은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축산농가들의 사정도 여의치 않아 '농심'이 흉흉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과 맞물려 각 지역 농·축협의 재정에 빨간불이 켜진 점도 200여일 앞으로 다가온 선거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쌀가격 하락세… RPC 손실 누적
곡물가 급등에도 사룟값 못 올려


쌀시장의 경우, 다음 달이면 햅쌀을 수확해야 하지만 아직 각 지역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마다 지난해 재고가 산더미인 게 현실이다. 재고가 여전하니 쌀가격은 계속 하락세고, 가격이 추락하니 재고 물량의 헐값 판매마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지역농가들로부터 쌀을 사들여 판매해야 하는 RPC의 적자로 누적된다. 경기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쌀 수매가가 비싼 편이라 다른 지역보다도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역 농협 재정에도 악재일 수밖에 없다.

지역 축협은 사료가격 문제로 고심이 깊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국제 곡물 가격이 폭등한 데다 주요 수출국에서의 조사료 생산량이 줄어 배합사료는 물론 조사료 판매 가격도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한우와 돼지 산지 가격이 모두 하락세인 상황이라 축산 농가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해 사료 가격을 제대로 인상·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곧 지역 축협의 적자로 돌아오고 있다. 조사료 품귀 현상이 짙어지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계약한 곡물로 사료 생산에 돌입해야 하는 올 하반기에는 생산 단가가 더욱 치솟을 가능성이 크다. 지역 축협 재정에 악영향 요인이 추가되는 것이다.

손해 놔두면 선거과정 도마 우려
가격 조정땐 농가 민심에 직격탄


각 지역 농·축협에선 이 같은 악재가 내년 조합장 선거에 미칠 영향을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시장 여건 때문에 적자가 불가피한 가운데 재정 관리 문제가 선거과정에서 도마에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고 올해 쌀수매 가격을 지난해보다 낮춰서 잡거나 사료 가격을 있는 그대로 올릴 경우 농심에 직격탄을 주는 만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한 지역농협 관계자는 "쌀과 축산 시장 모두 올해 사정이 녹록지 않아 금융부문에서 수익을 창출해 적자를 메워야 하는 지역 농·축협이 적지 않다. 그런데 지역 특성에 따라 금융부문이 덜 활성화된 곳은 상대적으로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올 하반기엔 각 지역 농·축협마다 선거 분위기가 본격화되는 만큼 적자를 줄이기 위해 가격을 조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