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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차 빼라" 방송 참사…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 실종 8명 중 5명 구조

차량 침수 우려에 "이동시켜라" 안내방송 듣고 나가 사고 발생
아파트 앞 하천 범람 일대 덮쳐…순식간에 주차장 내 물 몰아쳐

 

 

 

태풍 '힌남노'가 휩쓸고 지나가면서 실종자 8명이 발생했던 포항 아파트 지하 주차장 사고 원인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주변 하천이 범람할 우려가 큰데도 관리사무소 측이 '차량 침수 우려'를 이유로 주민들에게 차를 빼라고 했다는 것이다.

관리사무소 측은 "방송을 할 때만 해도 그만큼 위험하지 않았다. 상황이 급변했다"는 입장이다. 순식간에 물이 몰아쳐 지하 주차장을 잠기게 했고, 그만큼 태풍의 위력이 엄청났다는 것이다.

6일 포항남부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1분쯤 포항시 남구 인덕동 한 아파트 1·2단지에서 가족이 실종됐다는 주민 신고가 잇따랐다. "'지하 주차장 내 차량을 이동하라'는 관리사무소방송을 듣고 나간 가족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경찰과 소방에 접수된 실종 신고는 모두 8건. 이중 5명이 구조됐고 3명은 실종된 상황이다.

당국은 구조자 중 심정지 상태인 이들도 있어 사망자가 더 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물을 모두 빼내고 수색을 시작하면 실종자 등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 지금은 구조에 전념 중"이라고 했다.

 

소방 당국은 주차장을 가득 메운 물 탓에 수색에 난항을 겪었다. 아파트 지하 주차장은 서로 연결돼 있다.

가득 찬 물은 4만5천 톤(t) 정도로 소방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현재 포항시와 소방 당국의 배수펌프 6대 정도가 동원됐다. 같은 시각 배수율은 20%로, 이때부터 완전 배수까지 5~8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물 빼기 속도를 높이고자 배수 펌프를 추가 동원하려 해도 다른 침수지역에 펌프를 쓰고 있어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다른 지역 배수를 마치는 대로 이곳에 펌프를 옮겨올 예정이다.

입주민들은 이번 사고가 인재라고 주장하고 있다. 60대 남성 A씨는 "방송만 아니었으면 주민들이 차량을 빼러 나갈 일이 없었을 것이다. 그 상황에서 차량을 이동하라는 건 잘못됐다"고 했다. 상황본부로 찾아온 20대 여성은 아직까지 어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울먹여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여러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관리사무소는 오전 6시쯤 "102동과 106동 사이에 물이 차고 있으니 주차 차량을 이동하라"고 첫 방송을 했다. 그러면서 "지하 주차장 상황은 아직 괜찮다"고 덧붙였다. 이어 20분 후 "지하 주차장에 물이 들어오고 있으니 차를 이동하라"고
거듭 방송했다. 이에 주민들이 차를 옮기러 지하 주차장에 들어갔다.

당시는 포항시가 안전안내문자를 통해 저지대 주민들의 대피를 강력히 권하는 등 냉천 범람 위기가 예견됐던 때였다.

 

 

 

방송20여 분 뒤 아파트 바로 앞 하천인 냉천이 범람해 일대를 덮쳤다. 지하 주차장을 메워 버리는 데는 2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당시 내부에선 차를 옮기다 말고 주차장을 빠져나오는 주민이 있는 등 긴급한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 비판이 쏟아지자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은 "안내방송을 했을 때는 지하 주차장 배수
펌프 등이 모두 정상 작동했다. 불어난 냉천이 갑자기 범람한 것이 사고 원인인데, 안내 방송을 문제 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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