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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곡성출신 정원디자이너·환경예술가 황지해 작가, 195년 전통 ‘첼시 플라워쇼’ 참여한다

‘치유의 땅:한국의 산’ 지리산 원시림 약초군락 모티브
2011년 ‘해우소’ 금메달·2012년 ‘DMZ’ 최고상 수상

 

‘지리산 이른 아침 햇빛 먹고 자란 산약초, 세계에 선보인다.’

곡성 출신 정원디자이너이자 환경예술가 황지해 작가가 195년 전통의 세계적인 정원박람회 ‘2023 첼시 플라워쇼’에 참여한다. 2011년과 2012년에 이은 3번째 참가다.

영국왕립원예협회(RHS)는 2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5월(23~27일) 런던에서 개최되는 ‘첼시 플라워쇼’ 대표 분야인 ‘쇼가든’부문 12개 참여 작품 명단을 발표했다. 6월 신청 접수 후 3개월에 걸친 심사를 거쳐 확정된 명단이다.

 

내년 경연에서 황 작가는 이미 금메달을 14번 받은 크리스 비어드쇼,‘첼시 쇼’의 왕으로 불리는 마크 그레고리, 런던올림픽 공원을 설계한 새러 프라이스 등 쟁쟁한 작가들과 함께 우승을 겨루게 됐다.

황 작가의 출품작은 ‘치유의 땅:한국의 산’. 한국의 어머니 산으로 불리는 지리산의 인적 드문 원시림인 동남쪽 약초군락을 모티브로 삼은 것으로 지리산 산비탈의 산약초와 희귀식물 등을 심은 정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황 작가는 2011년 전통 화장실을 정원으로 승화시킨 ‘해우소:근심을 털어버리는 곳’을 처음 출품, ‘아티즈 가든’ 부문 금메달과 최고상을 받았고 2012년에는 ‘DMZ:금지된 정원’으로 전체 최고상(회장상)과 금메달을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동시 수상했다. 또 국립현대미술관 ‘원형정원 프로젝트: 달뿌리―느리고 빠른 대화’를 진행하기도 했다.

 

1827년 치즈윅가든에서 처음 열린 ‘첼시 플라워쇼’는 영국 여왕 등 왕실 일가가 매년 방문해온 주요 행사로 찰스 3세 국왕과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이 작품을 내놓기도 했다.

황 작가는 지리산 운봉에서 처음 발견된 모데미풀, 붉은 보랏빛이 강한 지리산의 희귀식물 지리터리풀 등 한국 자생종과 특산종으로 정원을 꾸미며 약초꾼들이 약초를 말리던 건조장도 연출한다고 밝혔다.

정원 테마를 ‘지리산 약초’로 잡은 건 몸이 안좋져 자연스레 ‘몸’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다. 의료적 도움과 함께 양질의 건강한 음식을 내 몸에 제공해주고, 좋은 식물을 접하는 게 필요할 거라 생각했던 그는 약초가 가장 많은 장소로 ‘지리산’을 떠올렸다. 공부를 하면서 무려 1500종의 식물이 자생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땐 놀라웠다.

“약초꾼들과 대화를 나눠보니 세상의 모든 식물은 이른 아침 햇빛을 받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해요. 아침 태양의 기운을 받고 자란 식물이 건강하고 약성도 좋다고 합니다. 팬데믹, 기후변화, 탄소중립 등이 이야기되는 현 시점에서 나와 자연과의 관계가 친밀해지는 게 필요합니다. 우리 특산종을 지키는 게 곧 나를 지키는 것, 지구를 지키는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세계인들에게 우리 것을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영국 시공사와 계약한 황 작가는 조만간 영국으로 출국, 정원 조성 준비를 시작한다. 다 자란 약초를 반입할 수 없음에 따라 파종이 가능한 것 위주로 선정해 영국 육모장에 파종을 시작하고 더불어 현지 헌터들과 함께 영국, 네덜란드 등에서 유사한 종자를 찾을 예정이다. 또 지리산 바위 등과 비슷한 스코틀랜드 암반 등도 확보할 계획이다.

왕립원예협회는 보도자료에서 황 작가의 작품이 “1000종 이상의 토종 약초가 자라는 지리산 주변의 균형잡인 생태계를 소개하고, 한국의 생태복원 프로젝트가 토종 식물 멸종을 막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됐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출품작들은 영국과 세계 각지에서 암센터를운영하는 매기재단으로 영구 기증된다.

황 작가는 “제 자신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시험해보고, 발견하고 싶어 11년만에 다시 한번 첼시의 문을 두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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