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마다 전국 규모의 파크골프대회 열풍이 불고 있지만 유일하게 대전만 예외다. 전국대회를 개최할 만한 규모의 파크골프장이 전무한 때문이다. 대전시도 파크골프장 확충과 관련해 수 차례 부지를 물색했으나 환경 문제에 가로막혀 번번이 좌절하고 있다.
17일 대전파크골프협회 등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중 대전에서만 전국 규모의 파크골프대회가 없다. 전국대회를 개최하기 위해선 36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이 필요한데, 대전엔 18홀 이하 골프장만 있다.
현재 대전엔 갑천 2곳, 유등천·태평·을미기에 각각 1곳씩 총 5곳의 파크골프장이 있다. 하지만 모두 18홀 이하다. 서구 둔산동 샘머리아파트 인근 유등천에도 신설 파크골프장이 들어설 계획인데 이 또한 9홀 규모다.
지역 생활체육계에서 아쉬움 가득한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대전은 국토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 36홀 이상의 파크골프장을 조성해 전국대회를 개최할 경우 접근성 측면에서 타 지역보다 유리한 고점을 차지할 수 있다. 이런 지리적 이점은 곧 뛰어난 방문객 유도 효과로 이어진다.
강원도 화천의 산천어파크골프장에는 지난해 열린 전국대회에서만 2000여명의 동호인이 각지에서 찾는 등 한 해에만 10만명이 넘는 방문객을 기록하고 있다. 화천의 지리적 위치를 고려하면 대전에서 전국대회를 개최할 경우 더욱 많은 방문객이 찾아올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도 상당하다. 일반적인 파크골프 전국대회는 메이저대회 기준 한 해에 10여 차례 열리며, 회당 10억~20억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전국대회 개최가 단순히 생활체육 활성화 외에도 관광자원 측면에서도 큰 이점이 있다.
파크골프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점도 파크골프장 신설 및 전국대회 개최의 당위성을 부여한다. 대전파크골프협회 회원 수는 지난 2020년 650명에 불과했으나 3년 사이 세 배가량 늘어 지난해 기준 1775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비회원까지 포함할 경우 2000명을 넘는다. 이장우 시장과 서철모 서구청장 등이 지난 지방선거 당시 파크골프 인프라 확충을 공약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도 파크골프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이에 시는 전국대회를 개최할 파크골프장을 조성해 보겠다며 부지 물색에 나섰으나 헛물만 켰다. 후보지 대다수가 개발제한구역에 묶여 있거나 맹꽁이(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가 발견되는 등 환경적인 측면에서 문제점이 나타났다.
그러나 본보 취재 결과, 갑천 파크골프장 1구장을 중심으로 좌우에 위치한 유휴부지를 확장할 경우 이 골프장이 전국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36홀을 보유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시는 설 연휴 이후 현장을 방문해 골프장 조성 가능 여부 등을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관련 인프라 확충 내용이 민선 8기 공약에 포함될 정도로 시 또한 파크골프장 조성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만약 전국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부지로 확인되면 시의 추진 의지가 남다른 만큼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