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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해 지면 더 추운데…” 문 닫는 한파쉼터가 야속한 주민들

창원지역 한파쉼터 둘러보니
9곳 중 8곳 오후 6시까지만 운영
시, 쉼터에 난방비 지원하지만

“밤에 기온이 더 떨어지는데 낮에만 운영하니…. 1~2시간 만이라도 더 연장해줬으면 좋겠어요.”

 

지난 12일 오후 1시께 창원시 마산회원구 회원동의 한 경로당. 이 경로당은 한파쉼터로 지정돼 겨울철이면 따뜻한 온기가 맴돈다. 하지만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해가 저물면 따뜻했던 온기는 금세 냉기로 변한다.

 

마을 주민 경상기(88)씨는 “보통 마을주민들은 주택에 사는데 아파트와 달리 외풍이 심해서 굉장히 추운데 난방비가 부담돼서 마음 놓고 보일러를 틀 수도 없다”며 “바로 옆에 경로당이 있어서 몸을 녹이러 자주 오는데 6시면 경로당이 문을 닫아서 더 있고 싶어도 있을 수 없다. 1~2시간 만이라도 운영을 연장해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같은 날 찾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교방동 경로당의 상황도 마찬가지. 이곳 역시 오후 6시 이후에는 경로당은 문을 닫고 있었다. 해당 경로당을 운영하는 민영도(83) 회장은 “몇몇 경로당을 이용하시는 분들이 야간에도 경로당 문을 열어 달라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이날 본지 취재진이 창원지역의 한파쉼터 9곳을 둘러본 결과. 쉼터 8곳이 오후 6시 이후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원시에 따르면 창원지역에 지정된 한파쉼터는 노인시설 666곳, 마을회관 149곳, 주민센터 41곳 등 총 856곳이다.

 

야간 운영의 경우 한파쉼터로 지정된 각 시설 대표자들의 자율에 맡겨져 있어, 대다수의 쉼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하고 있다. 한파쉼터 관리 주체는 창원시로 시는 각 쉼터에 난방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쉼터 운영에 대한 세부 지침 없이 행정안전부 지침을 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안부 지침을 보면 ‘한파쉼터는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으며, 야간과 주말·휴일에 이용이 가능한 쉼터는 적극적으로 개방·운영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의미가 모호하고, 실제 현장에서는 야간 운영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창원시 관계자는 “취약계층에는 난방비 지원을 따로 하고 있다. 한파쉼터 운영시간은 쉼터로 지정된 시설 대표들의 자율이다”며 “시 자체 지침 없이 행안부 지침을 따르고 있긴 하나 한파특보가 발령되거나 재난 수준으로 기온이 떨어지면 시에서 재난대책본부를 꾸려서 야간에도 시 공무원을 투입해 한파쉼터를 운영할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이용자 수가 적어 노인들이 소외될 우려가 있다며 지자체와 지역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임춘식 전국노인복지단체연합회장(한남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은 “경로당은 2년 동안 문이 닫혀있다가 최근에서야 다시 운영되고 있는데,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이용자 수가 절반 이상 줄었다”며 “경로당 이용자 수가 줄다 보니 난방도 활성화 안 되는 등 방치돼 노인들이 소외되는 경향이 있다. 지자체와 지역사회가 다시 경로당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관심을 두고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