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장기화로 제주지역 경제가 벼랑 끝에 몰렸다.

11일 제주특별자치도와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기업 대출 연체율은 1.29%(전국 평균 0.68%), 가계 대출 연체율은 1.25%(전국 평균 0.43%)다.

연체율은 1개월 이상 원리금을 갚지 못한 것으로, 제주는 전국 평균과 비교해 연체율이 갑절이나 높았다.

한은 제주본부는 관광객 소비 감소, 청장년층 인구 유출에 따른 소비 침체, 소상공인 운영비용 상승, 서비스업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 등이 연체율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민생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지난해 개인 회생은 1916건, 개인 파산은 551건, 법인 파산은 24건에 이른다.

올해 5월 말 현재 제주지법에 접수된 개인 파산 신청은 248건, 개인 회생 신청은 862건으로 집계됐다.

개인 파산은 본인의 재산으로 모든 채무를 갚을 수 없을 때 법원에 파산 신청을 하는 것이다.

개인 회생은 소득이 있는 자가 도저히 빚을 갚을 수 없을 때 최저생계비를 뺀 나머지 금액으로 3~5년 동안 일정 금액을 갚으면 나머지 빚을 면제받을 수 있는 제도다.

11일 442회 임시회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의 안건심사에서 김미영 도 경제활력국장은 “제주는 기업과 가계 대출 연체율이 전국 1위로 경제가 어렵다. 지난해 서민금융 통합 상담도 9103건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8월 5일 채무와 연체 등 금융위기에 처한 도민들의 재기를 돕기 위해 4개 기관이 참여하는 제주형 희망금융돌봄 협약을 맺고 제주금융복지상담센터를 개소했다”고 밝혔다.

강봉직 의원(더불어민주당·애월읍을)은 “법원이나 법률구조공단에 가면 개인회생을 하는데 1~2년이 소요되는데, 금융복지상담센터에서 부채와 회생에 대한 상담과 신청, 복지 지원까지 가능해졌다”며 “금융 전문가 3명 외에 향후 법률 및 복지 전문가를 채용해 빚으로 고통받는 서민을 구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승준 의원(더불어민주당·한경·추자면)은 “금융복지상담센터가 서울은 2013년, 경기는 2015년, 경남은 2018년 개소했는데 제주는 늦은감이 있지만,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많은 상담자가 몰리는 만큼, 개인 파산보다는 회생의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전문인력 채용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앞서 오영훈 지사는 금융복지상담센터 개소식에서 “도내 기업과 가계대출 연체율이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고 채무조정 상담 건수도 급증하고 있다”며 “센터에서는 금융뿐 아니라 주거, 일자리, 복지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상담이 가능해 도민들이 새로운 희망을 찾고 미래를 재설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제주금융복지상담센터는 제주시 연북로 33, 제주신용보증재단 건물 6층에 있으며, 전화(750-4890)나 누리집(www.jfwcc.or.kr)을 통해 예약 상담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