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떡집은 동네 단골 장사예요. 찹쌀과 일반 쌀(멥쌀) 가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올라도 떡값에 그대로 반영하다간 그나마 오던 손님도 다 떠나요.”
29일 찾은 수원 통일떡방아간. 인계동에서 35년째 떡집을 운영 중인 정규운(65) 사장은 송편 수요가 높아지는 추석 대목을 앞두고 쉴 새 없이 찹쌀을 빻으며 이같이 말했다. 보통 햅쌀 수확 전엔 쌀값이 오르지만, 올해는 평년보다 쌀값이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이다.
그는 “도매시세로 찹쌀은 최고치를 찍었고, 멥쌀도 지난해보다 20% 이상 올랐다”며 “단골 장사이다 보니 올해도 전년과 동일하게 송편 1㎏을 1만3천원에 팔 계획이다. 대목 한철 장사라 애로점이 많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기준 수원시내에서 판매되는 찹쌀 상품 1㎏ 소매가격은 5천750원으로 전년(4천533원)보다 26.9%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평년(4천428원)과 비교하면 30.0% 비싼 수준이다. 올해 초 4천990원이던 찹쌀 가격은 점진적으로 올라 지난 14일 6천43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일반 쌀도 가격 급등이 관측된다. 수원에서 판매되는 상품 쌀 20㎏ 소매가격은 6만6천825원으로 전월(5만7천950원)보다는 15.3%, 전년(5만400원)대비 32.6%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쌀(상품·20㎏)의 중도매인 판매가격은 5만9천560원으로 지난해(4만8천260원)에 비해 23.4% 상승했다. 찹쌀 40㎏ 중도매인 판매가 역시 지난해 11만5천833원에서 이날 19만6천800원으로 69.9% 치솟았다.
떡의 주재료인 쌀값이 급등한 만큼 떡집 업주들의 시름이 깊은 상황이다. 소비가 위축된 상황 속 떡값을 올리면 단골마저 잃을까 우려돼서다.

세류동에서 12년 동안 떡집을 운영한 허성추(59) 사장은 “지난해부터 협회에서 가격을 올리라고 했으나, 수개월간 인상분을 감내하다가 지난달에 도시락팩 가격을 2천500원에서 3천원으로 500원 올렸다”며 “단골분들이 가격 부담을 느끼실까봐 대신 양을 늘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