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구좌읍과 성산읍을 연결하는 비자림로가 이달 말 준공된다. 하지만 인도가 설치되지 않아서 도민과 관광객들의 안전은 위협을 받고 있다.
2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이달 말 비자림로(대천~송당) 2.94㎞ 구간이 왕복 2차로에서 4차로로 확장된다. 간접비(공사 중단 추가비용)와 물가 상승으로 총사업비는 52억원이 늘어난 294억원이 투입됐다.
일부 환경·시민단체는 목재 가치가 떨어지는 삼나무 벌채에 반발했고, 맹꽁이와 애기뿔소똥구리가 발견됐다며 2018년부터 수 십 차례 공사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멸종위기종 ‘팔색조’의 소리가 들렸다고 주장했지만 서식지나 새를 관찰한 증거는 내놓지 못했다.
그럼에도 환경부와 영산강환경유역청은 2020년과 2022년 두 차례나 법정보호종에 대한 환경영향 저감방안으로 폭 24m의 도로 부지를 16.5m로 축소하도록 했다.
그 결과, 왕복 4차로는 설치됐지만 인도가 없는 기형적인 도로가 준공하기에 이르렀다.
인도가 설치되지 않으면서 도민과 관광객들은 폭이 30㎝ 남짓한 갓길로 통행을 해야 한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김경학 의원(더불어민주당·구좌·우도면)은 2일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차들이 쌩쌩 다니는 4차선 도로에 인도가 없다. 도로 옆에는 가드레일이 있고 그 밑으로는 2m 깊이의 배수로가 있는데 사람들이 무서워서 좁은 갓길로 다닐 수가 있겠느냐”며 질타했다.
그러면서 “내년도 도로관리 예산에 비자림로 인도 설치 예산은 한 푼도 반영되지 않은 게 더 큰 문제”라로 지적했다.
박재관 도 건설주택국장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도까지 설치는 못했다”며 “내년에 도로관리 풀 예산으로 40억원을 편성했는데, 보완(인도 설치)이 가능한지 검토한 후 예산을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도민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삼나무 일부를 밀어내서라도 인도를 설치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비자림로는 2018년 6월 착공했지만 환경·시민단체의 반대로 잦은 설계 변경이 이뤄졌다.
또한 송당목장에 사육 중인 말과 소의 가임기에는 공사가 중단됐다.
이로 인해 2.94㎞ 도로를 확장하는 데 7년이 소요됐고, 공사비가 불어나면서 1㎞ 확장에 101억원이 소요됐다.
비자림로는 하루 평균 1만2000대의 차량이 통행하지만 왕복 2차로에 불과해 교통정체가 발생했다. 특히, 인공 조림 삼나무가 빼곡히 식재돼 겨울철에는 그늘이 드리워지고 결빙이 발생, 빙판길 교통사고가 속출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