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강원의맛·지역의멋]시장 한복판서 웃고 떠드는 장돌뱅이 허생원을 만나다
400년 역사 이어온 전통 5일장 이효석 단편 ‘메밀꽃 필 무렵' 배경 허생원 단골 주막 ‘충주집' 반기고 담담하고 슴슴한 메밀 맛 향연 장터 한바퀴, 소설을 거닌 듯 “봉평은 지금이나 그제나 마찬가지” 그의 말이 귓가에 맴돌아 꽃 대신 햇메밀 빻는 냄새가 가득한 계절, 마치 하늘과 이어질 듯한 메밀밭의 산허리를 오른다. 허생원이 나타날 것 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소설 같은 봉평장의 한 페이지를 넘긴다. 걸음마다 소설 속 문장에 스며 있는 고아한 메밀꽃 향기를 곱씹어 본다. 이곳은 어느새 허생원과 조선달이 웃고 떠드는 시장 한복판이다.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으로 유명한 봉평장은 조선시대부터 400년 역사를 이어온 5일장이다. 소설의 주요 배경답게 봉평장에선 그 흔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시장 중심에는 나귀를 이끌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허생원과 조선달, 동이 조형물이 자리하고, 구석에는 허생원의 단골 주막 ‘충주집 터'가 있다. 허생원이 충주댁과 농탕치는 동이에게 야단을 치던 장면을 상상하며 ‘충주집 터'를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봉평시장을 ‘메밀꽃 필 무렵'의 공간으로 완성시키는 것은 긴 시간 자리
- 김현아·이현정·박서화기자/편집=이왕란기자
- 2022-02-11 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