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수영을 배우는 직장인 김 모(31) 씨는 3개월째 공공수영장 수영 강습 예약에 실패했다. 김 씨는 “회사 근처 공공수영장에서 수영 강습을 들으려고 했지만 예약의 벽에 부딪혔다”며 “결국 예약 전쟁 패배를 인정하고 저렴한 수강료를 포기한 채 배 이상 비싼 수강료를 내고 사설 수영장에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여가 활동으로 삶의 활력을 찾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생활체육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부산의 공공체육 시설은 전국 평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정된 체육시설에 생활체육인이 늘어나다 보니, 공공체육시설을 이용하려면 상당한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상황이어서 시민 사이에선 운동을 즐기기도 전에 포기해야 한다는 푸념이 나온다. 9일 문화체육관광부의 ‘2023년 전국공공체육시설 현황’에 따르면 전국 평균 국민 1400명당 공공체육시설 1곳이 설치돼 있지만, 부산의 경우 시민 2000명당 1곳에 그친다. 이는 전국 17개 특별·광역시도 가운데 10번째 순위다. 시민 1250명당 공공체육시설 1곳을 가진 광주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어서 매우 열악한 편이다. 그나마 다른 대도시보다는 조금 양호하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공체육시설을 이용하
부산 연제구 거제2구역 레이카운티 재개발 공사 탓에 학교 건물에 금이 가는 등 피해를 보는 계성여고 학생들이 학습권 보장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다. 법원의 공사 일부 재개 결정에 반발하고 재개발 공사를 맡은 HDC현대산업개발을 규탄하기 위해서다. 계성여고 학생들은 17일 오후 1시 30분께 연제구 거제동 학교 운동장에서 집회를 열고 공사 현장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학생회가 주관한 이 집회엔 전교생 375명 중 대부분인 350여 명이 참여했다. 계성여고 2학년 박소연(17) 부학생회장은 “학생회의를 통해 마스크에 붙일 스티커와 플래카드 문구를 정해 시위에 나섰다”며 “공사 때문에 교실 10개 사용이 금지돼 다른 교실에서 이동수업을 하는 등 학생들이 겪는 불편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시위에 참여한 정유경(17) 학생은 “학교와 학생회 측에서 힘을 모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동의해 참여하게 됐다”며 “학교가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학교에서 늘 불안하다”고 말했다. 부산지방법원은 지난 7일 계성여고 건물 안전 위협으로 중지됐던 재개발 공사의 일부 재개를 인가했다. 계성여고 지반 바로 아래에 설치된 흙막이 가시설의 수명에 한계가 있어 영구적으로 지반 무
부산 시내 곳곳에 난립한 원색적 비난 위주의 정치 현수막이 도시 미관을 해치는 것을 넘어 10여 일 뒤에 있을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 평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엑스포 유치를 위해 전 시민적 열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오히려 정치권이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오전 9시께 〈부산일보〉 취재진이 찾은 부산 남구 대연동 대연사거리 앞 횡단보도에는 상대 정당을 비방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나부꼈다. ‘검사아빠 전성시대’라며 정부를 비꼬는 야당의 현수막, 야당의 상징색을 활용해 ‘부패노조’라고 써 야당과 노동계를 비난한 여당의 현수막. 이곳은 BIE 실사단 방문 예정지인 유엔평화공원 인근이어서 현장 평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곳이다. 유동 인구나 교통량이 많은 부산의 주요 길목엔 어김없이 정당 현수막이 널찍하게 펼쳐져 있다. BIE 실사단 방문 예정지역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해 12월 옥외광고물법 개정으로 상황이 더 악화(부산일보 1월 25일 자 6면 보도)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전부터 정치 현수막이 너무 많다는 게 시민들의 대체적인 반응인데, 법 개정으로 현수막 게재가 더 쉬워졌기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