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동과 육림고개, 명동 일대 구도심을 잇는 ‘춘천 꿈꾸는 예술터’가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창의적인 예술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새롭게 문을 연다. 춘천문화재단은 오는 13일 예술터 공식 개관을 기념해 예술터 내 ‘빛소리전시관’에서 ‘에디슨 생활의 발명: 도시의 밤, 소리의 여명’ 특별전을 개최한다. 꿈꾸는 예술터는 옛 춘천교육지원청 건물을 활용해 조성된 공간으로 전시관을 비롯해 커뮤니티 카페, 교육·활동 공간과 레지던시 공간인 ‘춘천예술촌’과 ‘예술소통공간 곳’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소양동 옛 국군기무부대 관사를 활용한 ‘춘천예술촌’은 도심 유휴공간을 시각예술 중심의 열린 예술 소통공간으로 재탄생한다. 빛소리 전시관에서 2026년 2월22일까지 펼쳐지는 이번 전시에는 강릉 참소리축음기박물관 소장품 중 에디슨이 발명한 전구, 축음기, 라디오, 환등기, 생활가전 등 19~20세기 발명품 약 300여 점을 선보인다. 기술과 예술, 삶의 경계에서 태어난 ‘생활의 발명’을 주제로 도시의 밤을 밝힌 전기의 불빛, 소리를 기록한 축음기, 영상을 비춘 환등기 등 도시의 감각과 일상 변화시킨 발명품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특히 기술이 바꾼 감각의 흐름과 일상의 변화를 한
영화 '괴물' 속 등장하는 괴물은 화학폐기물의 부작용으로 생겨난 존재다. 환경을 해치는 온갖 화학약품과 실험이 생겨나는 현대 사회에서 그러한 돌연변이는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볼 법했기에 관람객들에게 더욱 공포로 다가왔다. 이처럼 괴물은 시대의 불안과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상상 속에서, 혹은 현실에서 시대가 만들어내고 인간이 불러낸 괴물은 신성과 괴성, 경외와 공포 사이에서 항상 존재해왔다. 과거부터 현대까지, 모든 '괴물'을 소환하는 독특하고 이색적인 전시가 대구문화예술회관 미술관 '스페이스 하이브'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 전반부에는 고려부터 일제강점기까지 괴물 관련 유물 35점이 소개된다. 회화, 공예, 사진 등 다양한 시각 자료 속 괴물 형상의 의미와 상징을 풀어낸다. '삼국사기', '열하일기' 등 고전 문헌에 기록된 괴물의 모습을 통해 선조들의 인식과 상상력 속 괴물을 다층적으로 조망해본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법고대(法鼓臺)', '게발도(揭鉢圖)', '기린도(麒麟圖)'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희귀 유물들이 공개된다. 이 유물들은 예술적·역사적 가치는 물론, 신성(神性)과 두려움이 공존했던 당시의 괴물 인식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전시 후반부에
매년 4월 7일은 신문의 날이다. 국내 최초로 민간이 만든 한글 신문인 독립신문의 창간일(1896년 4월 7일)에서 비롯됐다. 서재필이 이끌던 독립협회가 제작했다. 다양한 평가가 있지만, 국내에 언론을 처음으로 움트게 해 민주 국가의 기틀을 만드는데 일조했다는 의미가 크다. 첫 ‘독립신문’은 3년 뒤인 1899년까지 제작됐지만 그 취지와 정신, 의미는 머나먼 중국 상하이까지 이어졌다. 그로부터 20년 뒤, 1919년 3·1 운동 이후 같은 해 만들어진 상해 임시정부에선 일제로부터의 독립을 위한 정부의 활동상과 국민 계몽 등을 위해 같은 제호의 ‘독립신문’을 발간했다. 임시정부가 만들어진 1919년 8월부터 1926년 11월까지, 무려 7년 동안 207호가 간행됐다. 조선 독립의 의지가 꺾이지 않도록 매 호마다 관련 소식들을 부지런히 게재했다. 때때로 상해판 독립신문을 받아본 경기도내 독립운동가들이 항일의 불꽃을 태우게끔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최초의 신문인 독립신문만큼이나 상해판 독립신문 역시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고 사회를 보다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언론 본연의 기능에 충실했던 신문이었다는 평이다. ■ 파주에 머무는 그 시절 치열했던 항일
2025년 5월 8일. 시인이 아닌 사상가인 김지하가 세상을 떠난지 3년째 되는 날이다. 늘 사람의 떠남이 그렇고, 사별이 그러하지만 그렇게 허무하게 떠날 줄은 몰랐고, 그래서인지 지금까지도 허하기만 하다. 세상은 그가 예측하고 우려했던 것 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심하게 변질된 것 같다. 김지하. '地下'가 아닌 '芝河'라는 필명을 가진 그는 누구인가? 본명이 김영일이며, 목포에서 다소 특별한 사상적인 내력을 가진 집안에서 태어난 특별한 인물이다. 세상에서 민주화 운동가, 혁명가, 시인, 그리고 '사상가' 등의 다양한 명칭을 받았다. 그를 분석한 글이 무려 300여 편 이상이니 한국 현대사에서 큰물결을 일으킨 것은 분명하다. 사람들은 김지하하면 대부분은 '타는 목마름'을 떠올린다. 청년 시절에 '오적'이란 기념비적인 장시를 발표했고, 사형선고를 받아 감옥에 있었다. 그는 그 시대상황을 가장 잘 파악했고, 시대정신이 무엇인지를 깨달았고, 가장 적극적인 실천을 한 인물이다. 그 본질은 민주였고, 인권, 양심, 자유였다. 그리고 세상을 뜰때까지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일생 동안 과거를 답습하거나 반복하지 않았다. 여기서 그에 대한 오해가 발생했고, 일부는 터
#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멘트에 참가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동작을 멈춘다. 참가자들은 손에 든 사물을 이용해 동작을 숨기는 포즈를 취한다. AI가 움직이는 대상이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면 탈락이다. 다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멘트가 끝나기 직전, 참가자들은 앞으로 이동한다. 한두 명이 탈락을 하고 다시 게임은 진행된다. 무사히 AI의 검사를 피한 참가자들은 목표 지점에 도달한다. # ‘땅따먹기’=‘땅따먹기’가 시작되자 헬멧을 착용한 참가자들은 정해진 구역을 부지런히 옮겨 다닌다. 머리 위에서 비추는 디지털 센서에 따라 면적이 체크된다. 그러나 다른 참가자가 이편이 점령했던 땅을 지나면 그 땅은 상실하게 된다. 센서에 따라 땅의 색깔이 붉은색, 파란색, 노란색 등으로 표시되는데 부지런히 지능적으로 움직일수록 땅의 면적은 넓어진다. 최근 기술과 예술, 놀이가 결합한 ‘미래 운동회’가 열렸다. 지난 30일 개막해 오는 6월 1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전당장 김상욱, ACC) 복합1관에서 진행되는 ‘미래 운동회’. 기자도 직접 운동회에 참가해 과학기술이 어떻게 운동회의 형태와 구성을 바꿔놓았는지 직접 체험을 했다. 디지
신록의 계절 5월, 지친 일상을 벗어나 휴식이 필요하다면 어디로 가면 좋을까. 초록으로 물든 나무와 예쁘게 핀 꽃이 어우러진, 대규모 정원을 천천히 둘러보는 건 어떨까. 경상남도 거창군 남상면 월평리, 대상리 일원에 위치한 거창 창포원은 자연과 인간, 계절이 어우러진 대규모 생태정원이다. 지난 2021년 5월 개장 이후 불과 4년 만에 연간 61만 명이 찾는 거창군 대표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이곳에 오면 우선 그 규모에 입이 쩍 벌어진다. 2025년 현재 면적이 축구장 66배 크기인 42만㎡에 달한다. 정원 전체를 천천히 둘러보면 하루가 모자랄 정도다. 이곳은 지난 2021년 7월 경상남도 제1호 지방정원으로 지정됐다. 제2창포원까지 완공되면 총 73만㎡의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게 된다. 이는 국가정원 지정 요건(30만㎡)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거창 창포원은 합천댐 조성 당시 수몰지였던 곳을 생태정원으로 탈바꿈시킨 곳이다. 거창IC에서 차량으로 약 6분 거리로, 외부에서 접근성이 뛰어나고, 넓은 주차장과 안내센터, 곳곳에 마련된 휴게 공간 덕분에 가족, 연인, 단체 모두가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다. ■ 사계절의 아름다움과 현재의 봄 풍경 창포원은 계절
호남예술제의 70년은 예술 꿈나무들의 등용문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클래식, 미술, 문학, 무용, 국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 넘치는 꿈나무들을 발굴해왔다. 1956년 6월 13일, 동방극장에서 열린 제1회 호남예술제는 지방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결선 날엔 극장 밖까지 관중이 몰리는 등 한마디로 시민축제의 장이었다. 2회부터는 부통령상이 신설되고, 각 분야 권위자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며 대회의 위상이 높아졌다. 특히 아동극 부문인 동극 경연은 지역 연극 발전의 토대가 됐다. 5회 대회에서는 중·고등부가 신설되며 행사의 외연이 확장됐다. 당시 보도는 ‘성인 못지않은 솜씨를 지닌 청소년들의 무대를 보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몰려들었다’고 전했다. 1961년 4·19 혁명 1주년을 기념해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예정됐던 6회 대회는 5·16군사쿠데타로 인해 6월에서 11월로 연기되며 격변의 시대를 함께 겪기도 했다. 8회 대회에 이르러 참가자는 4000여명에 달했고, 광주 도심을 가로지르는 시가행진과 함께 명실상부한 시민 축제로 자리 잡았다. 남원 농악대와 학강국민학교 밴드의 흥겨운 연주에 맞춰 전남여고 강당에서 출발한 행진은 충장로, 금남로를 거쳐 경연장을
서귀포시와 서귀포시문화도시센터(센터장 이광준)는 오는 5월 3일부터 17일까지 ‘2025 봄꽃하영이서 페스티벌-귤꽃이서’를 개최한다. ‘2025 봄꽃하영이서 페스티벌’은 제주 최초의 플랫폼형 릴레이 축제로, 지난 3월 29일부터 5월 17일까지 서귀포 전역에서 펼쳐지고 있다. 축제는 민간과 협력해 진행되는 ‘봄꽃이서’, 시민과 마을이 주체가 되는 ‘귤꽃이서’, 마을을 걷는 트래킹 프로그램인 ‘산책이서’로 구성됐다. 봄꽃을 주제로 한 ‘봄꽃이서’는 지난 3월 29~30일 대륜동 ‘한마음 벚꽃축제(부제: 대륜, 호근, 서호에 벚꽃이 오나, 봄)’와 이달 5~6일 서홍동 ‘웃물교 벚꽃구경’ 행사로 진행돼 호응을 얻었다. 5월의 주인공인 ‘귤꽃이서’는 서귀포 시민기획자와 각 마을 주민이 함께 만드는 축제로 진행된다. 일정을 보면 5월 3일 서호동에서 열리는 ‘설문대할망놀이터 귤꽃나들이’를 시작으로 같은달 10일에는 하례1리에서 ‘하례귤꽃별씨축제’가 열린다. 또 5월 10일에는 의귀리에서 ‘귤꽃향기따라 오끼 오소록 축제’, 11일 보목동에서 ‘보목자리별 귤꽃축제’, 17일 토산1리에서 ‘옥토끼마을 달빛향기 야시장’, 위미리에서 ‘뙤미 탐험대 우정캠프’가 이어진다. 한
“더 많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무대에 올리고 싶어요” 장정임 극단 ‘마실’ 초대 대표와 김자영 현 대표가 입을 모았다. 24일 춘천의 한 소극장에서 만난 두 배우는 창단 25주년 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열을 올렸다. 마실은 다음달 10일과 11일 축제극장 몸짓에서 연극 ‘아파트 아파트 오! 아파트!’를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마실의 25주년을 기념하는 무대이자, 산수(傘壽)를 맞은 장정임 초대 대표에 대한 헌정 공연이다. 한국연극협회에 등록된 최초의 여성극단 마실. 그 시작점은 장정임 배우였다. 결혼·출산·육아로 무대를 떠난 후배들을 모아 그는 2000년 마실(당시 춘천여성문화예술단)을 창단했다. 이후 2002년 한국연극협회에 정식 극단으로 이름을 올리며 국내 최초, 강원 유일 여성 극단 마실의 역사가 시작됐다. 장정임 배우는 “여성 선배도 동료도 전무했던 환경에서 오직 연극에 대한 애정으로 버텨 왔기에 후배들에게는 좀 더 넓은 무대를 주고 싶었다”며 “마실은 여성 연극인들의 무대에 대한 갈망과 열정으로 시작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다시 무대에 오른 순간은 김자영 배우에게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김 배우는 “장정임, 홍영숙(마실 2대 대표) 선생님 덕에 다
“어떤 기억은 아물지 않습니다.” 광주5·18을 다룬 한강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는 정치하면서도 시적인 산문이 압권이다. 수많은 주옥같은 문장들 가운데 독자들의 심금을 울리는 한 문장을 꼽으라면 바로 ‘어떤 기억은 아물지 않습니다’일 것이다. 기억은 그런 것이다. 어떤 기억은 쉽사리 아물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선명히 남아 끊임없이 현재로 소환된다. 물론 누군가는 쉽게 잊어버릴 수 있다. 어떤 사건의 가해자일 경우는 자신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릴 만큼 가혹한 경험을 한 이에게 기억은 지울 수 없는 흉터가 된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하는 특별전이 열려 눈길을 끈다. 5·18기념재단은 오는 25일부터 6월 22일까지 5·18기념문화센터 전시관에서 김홍빈, 심혜정, 정기현 작가의 전시를 연다. ‘소리 없는 목소리’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특별전은 한강의 작품 ‘소년이 온다’가 모티브가 됐다. ‘목소리는 있되 소리가 없다’는 것은 반어적인 표현이다. 오랫동안 기억 속에 묻혀져 있었다는 의미일 게다. 광주의 아픔이, 소설 속 주인공 동호의 아픔이 어둠 속에 침윤돼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강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