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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가상화폐 광풍에 속출하는 부작용

“1억 투자하면 4억 받는다”
“비트코인 저렴하게 판다”
투자 사기 등 범죄 잇따라
채굴 그래픽카드 가격 뛰자
모텔 돌며 그래픽카드 절도
손님 감소 PC방 채굴 가세도
투자 아닌 중독 개념 변질 우려

 

 

최근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자들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사건도 빈번해지고 있다. 시중에 풀린 유동자금이 주식시장에 이어 가상화폐 거래소로 흘러들어오면서 거래가격도 치솟자 투자자가 급증하는가 하면, ‘가상화폐 채굴’에도 뛰어드는 등 열풍이 사그라들지 않는 분위기다.

◇‘코인 대박’…투자자 급증=6일 국민의 힘 강민국(경남 진주시 을)의원이 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 등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가상화폐 투자자는 246만명을 넘어섰다.

비트코인 광풍이 불던 지난 2017년 204만명을 뛰어넘은 것으로, 거래금액도 지난 2월 25일까지 445조원에 이르는가 하면, 하루 평균 거래액도 최고액인 7조9460억원에 달했다.

4년 전과 비슷한 가상화폐 광풍이 몰아치면서 광주·전남에서도 관련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당장, 가상화폐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투자 사기가 발생하고 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 11단독 재판부는 지난달 사기와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62)·B(57)·C(56)씨에 대해 각각 징역 1년 6개월, 징역 8개월,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 2018년 2월, 광주시 서구에 가상화폐 투자업체를 차리고 ‘에어봇’이라는 수퍼컴퓨터로 비트코인 트레이딩을 해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자를 꾀어 수십여명의 피해자들에게 5억7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1억원을 투자하면 4억원을 보장한다’며 투자자를 속이는 등 실체가 불분명한 투자 상품을 매개로 고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처럼 속였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광산경찰도 지난해 1월 가상화폐(비트코인)를 저렴하게 판매하겠다며 수억원을 가로챘다는 사건을 접수받고 수사중이다.

◇가격 급등에 채굴 열풍=가상화폐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PC방 업주들은 ‘채굴’에 뛰어들었고 채굴 열풍에 컴퓨터용 그래픽 카드 품귀 열풍도 빚어지고 있다. 급기야 품귀 현상에 모텔 객실에 비치된 PC에서 그래픽 카드만 훔쳐 달아나는 ‘틈새’ 범죄도 속출하고 있다.

광주 북부경찰은 광주시 북구 신안동 모텔 등을 돌며 4차례에 걸쳐 객실 PC에 설치된 600만원 상당의 그래픽카드를 훔친 혐의(절도)로 D(23)씨를 붙잡아 조사중이다. D씨는 가상화폐 가격 상승으로 덩달아 치솟고 있는 컴퓨터용 그래픽 카드를 훔쳐 팔아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가상화폐는 네트워크상의 전자 장부인 블록체인을 유지·확장하기 위해 복잡한 계산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데, 이 때 그래픽카드의 GPU(그래픽처리장치)가 컴퓨터 CPU(중앙처리장치)보다 더 효율적이라는 점에서 그래픽 카드 수요가 크게 늘었다. 고성능 카드일수록 채굴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지다보니 고급형 카드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수준으로, 중고거래 시세도 예전에 비해 2배 넘게 치솟았다는 게 관련 업계 설명이다.

지난해 9월만 해도 90만원 중반대였던 ‘엔비디아(NVIDIA)’의 그래픽카드 ‘RTX3080’은 이달 230만~350만원대에 거래가 형성될 정도다.

광주·전남 PC방도 가상화폐 채굴에 뛰어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영업 제한으로 손님 발길이 끊긴 점도 한몫을 했다.

광주시 북구 문흥동 한 PC방의 경우 100대의 PC중 30대를 가상화폐 채굴용으로 사용중이다. 손님이 없어 컴퓨터를 그냥 놀리느니 가상 화폐라도 채굴해 부수입을 올리자는 생각에서다.

PC방 사장은 “코로나로 손님이 크게 줄어 PC방 운영만으로는 버틸 수 없다”며 “하루 종일 돌리면 이더리움(가상화폐) 0.12~0.15개 정도(현 시세로 20만~30만원 선)를 번다”고 했다.

젊은층의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 열풍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한은경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광주·전남센터장은 “최근 20~30대를 중심으로 주식과 가상화폐 등이 투자가 아닌 중독의 개념으로 변질 되고 있다”면서 “주식중독과 가상화폐 중독으로 인한 문제점은 바로 드러나지 않고 2~3년 후 더 큰 사회문제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