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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진안군 제동유적 4차 발굴조사…제동로 2기, 대규모 폐기장 추가 발견

동 생산체계를 복원할 수 있는 중요자료 추가 확보
국내 최초 동 제련로 발견된 유적 단지로 가치 높아

 

전북도와 진안군이 발주하고 군산대학교 가야문화연구소(소장 곽장근)가 시행한 진안군 동향면 ‘대량리 제동유적(製銅遺蹟)’ 4차 발굴조사에서 제동로(製銅爐) 두 개(2기)와 대규모 폐기장이 추가 발견됐다.

이번 4차 발굴조사는 지난해 12월 시굴조사에서 확인된 제동로와 폐기장의 잔존현황은 물론 그 성격을 밝히기 위해 진행됐다.

‘대량리 제동유적’은 진안 동향면 대량리 창촌마을 내에 위치해 있으며, <신증동국여지승람>과 <여지도서>에 기록된 동향소(銅鄕所)의 실체를 보여주는 유적으로 해석된다.

지난 3월초부터 6월 말까지 4개월 동안 진행된 이번 4차 발굴조사에서는 선대(先代)와 후대(後代)가 중첩된 두 개의 제동로와 대형 폐기장(廢棄場) 등이 발견됐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제동로는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동광석에서 구리(銅)를 1차로 추출하기 위한 제련로로는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것이기 때문이다.

한 자리에서 중첩 발견된 두 개의 제동로는 평면형태가 모두 타원형으로 추정되며 시대를 달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선대 제동로로 추정되는 1기는 흙으로 제작됐던 상부는 유실된 상태로 숯·소토·석재로 조성된 하부 구조, 즉 노의 기초시설 일부만 남아 있다.

같은 자리에서 발견됐지만 후대 제동로로 추정되는 또 다른 1기는 북쪽에 유출재(流出滓)가 용착(쇠붙이 등이 녹아 붙음)돼 있어 노의 세부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후대 제동로는 노의 규모, 위치, 유출재를 고려할 때 ‘제련로(製鍊爐)’로 판단되고 있다. 군은 2018년에 조사된 ‘제련로’와 더불어 동 생산 체계를 복원하는 데 핵심자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두 개의 제동로 외에도 대형 폐기장이 발견됐다. 너비가 20.2m 내외인 이 폐기장은 동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폐기물이 쌓여 형성됐다는 게 학계의 주장이다. 폐기장의 규모로 볼 때, 이곳에서 대규모의 제련이 이뤄졌던 것으로 보인다. 이곳 폐기장에서는 슬래그 및 각종 부산물·노벽편·추정 송풍관(送風管) 등 조업체계를 복원할 수 있는 다양한 유물들이 출토됐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4차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동 생산 시설물의 제작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다. 제작 시기는 향후 발굴조사 과정에서 수습된 목탄시료의 분석을 통해 추후에 밝힐 예정이다.

군은 이번 4차 발굴조사 성과가 현재 추진 중인 전라북도 기념물 지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이곳에 대해선 국가 사적 지정을 추진한다.

군은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지역에 대해 발굴조사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주, 세밀한 조사를 실시하고 인접한 ‘동향광산’과의 연계된 보존·활용 방안도 모색할 방침이다.

국승호 shcook@jja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