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인천 16.9℃
  • 구름많음원주 17.5℃
  • 맑음수원 17.4℃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맑음포항 19.5℃
  • 맑음대구 19.0℃
  • 맑음전주 19.1℃
  • 맑음울산 20.0℃
  • 맑음창원 20.6℃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순천 17.8℃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김해시 19.6℃
  • 맑음구미 20.0℃
기상청 제공
메뉴

(강원일보) 2022 강원일보 신춘문예 당선자를 만나다

 

 

강원일보 신춘문예는 1947년 학생신춘문예로 시작해 올해로 75주년을 맞았다. 숱한 문청(文靑)의 발자취와 함께하며 한국 문단의 한 축을 지탱해 오고 있다. 올해도 5명의 당선자가 탄생했다. 지난 18일 ‘2022 강원도문화예술인 신년교례회 및 강원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에서 이들의 문학 이야기를 들었다.

언제부터 문학을 마음에 담았나

△이언주 단편소설 당선자=고등학교 때 친구와 이어가는 소설을 쓰기도 했지만, 웬일인지 글쓰기를 거부했어요. 마흔을 넘긴 어느 날 갑자기 낯설고 익숙한 목소리가 내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이방인의 뫼르소가 방아쇠를 당긴 이유를 알 듯했죠. 그때부터였어요.

△송하담 시 당선자=학창 시절 시조시인이신 담임 선생님께 첫 영향을 받았습니다. 국문학을 전공했지만 생업으로 펜을 놨다가 5년 전 건강이 악화되면서 다시 시를 품게 됐습니다.

△이지요 동화 당선자=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해 오해도 사곤 했는데, 놀이터에서 만난 아이들 얼굴운 확실히 기억하더군요. 인생의 초반을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내는 아이들이 대견했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죠.

△유인자 동시 당선자=어린 시절부터 자연의 아름다움을 많이 경험하며 자랐는데, 그때는 글로 하는 표현에 서툴렀습니다. 5년 전 아동문학을 접하면서 빠져들게 됐습니다.

△신영은 희곡 당선자=어릴 적 TV 드라마 대사를 외워 대본으로 써놓곤 했는데 그런 것들이 천천히 제 안에서 자란 거 같아요. 학창 시절부터 쭉 연극을 하면서 언제가는 그 안에서 뭔가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해 왔어요.

본인의 문학관은 무엇인지

△송하담=모든 문학 또는 예술의 원형은 같다고 봅니다. 나의 시선이 내부로 향하든 외부로 향하든 모든 세계는 등가적 가치를 가지고 있고 끝없는 심해에 각자의 닻을 던져 끊임없이 천착해 나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지요= 길을 잃고 헤맬 때나 막힌 길을 만났을 때 자신만의 길을 스스로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마법 지도가 문학인 것 같습니다.

△유인자=어린이의 순진무구한 마음에 날개를 달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입니다. 그러려면 작가부터 힘을 길러야겠지요. 질문하는 생활습관이 첫 걸음이라 생각합니다.

△신영은=‘일상을 빛나게' 할 수 있는 이야기와 무대를 만들고 싶어요. 그것이 비록 찰나라 하더라고 그런 순간들이 모여 삶을 빛나게 해준다고 생각하거든요.

△이언주=20년 가까이 이국의 경계에서 시간을 마주하고 현기증을 느끼며 살았습니다. 버티고(Vertigo·현기증)라는 단어에 매료돼 하루를 버티기 위해 글을 썼죠. 나에게 문학이란 말들이 뛰어다니는 말의 집입니다.

가장 존경하는 작가의 작품은

△이지요=길을 잃고 헤맬 때나 막힌 길을 만났을 때, 자신만의 길을 스스로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마법 지도가 저의 문학 지표입니다.

△유인자=문삼석 시인의 ‘그냥'이 떠오릅니다. 간결하면서도 동심이 그대로 녹아있습니다. 아이들 마음을 여는 마력이 있습니다.

△신영은=요시모토 바나나와 그의 작품 ‘키친'입니다. ‘사건(事件)'이 아닌 ‘사고(思考)'에 집중하는 이야기가 새롭고 충격적이었습니다.

△이언주=쉼보르스카와 윌리엄 트레버, 도리스 레싱의 작품에서 사유와 표현의 방법을 배웠습니다. 구효서 소설가의 슴슴한 이야기를 걷어내면 비로소 드러나는 미학을 본받고 싶어요.

△송하담=평소 자신을 소개할 때 ‘나는 다면체'라는 말을 자주 씁니다. 그동안 내가 읽은 시와 그 시집을 지으신 시인이 모두 스승이죠.

앞으로 어떤 작가가 되고 싶은가

△유인자=어린이의 마음에 따뜻하게 다가갈 수 있는 시를 쓰겠습니다. 현대를 사는 아이들에게 쉼표가 되는 동시를 쓰고 싶습니다.

△신영은=누군가의 일상에 ‘빛남'을 선물할 수 있는 이야기꾼이 되고 싶어요. 무엇을 하면 더 좋은 하루를 만들 수 있는지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던져주고자 합니다.

△이언주=쏟아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글은 완성될 수 없는 존재이죠. 우선 나한테 잘 보이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송하담=자유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내가 자유를 잃는 순간 내 시들의 생명도 꺼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내 시를 읽어주신 독자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겠습니다.

△이지요=‘글은 똥과 같다. 제대로 소화하지 않으면 악취가 나지만, 잘 소화되면 고유한 향의 거름이 된다.' 아이들 성장에 보탬을 주는 ‘거름 같은 작가'가 되겠습니다.

■신춘문예 도전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신영은=여러분에게는 저와 다른 또 다른 ‘나다움'이 있어요. 그걸 다른 이가 함께 들여다봐주는 것은 멋지고 소중한 경험입니다. 많은 이가 여러분의 이야기를 궁금해 하고 있답니다.

△이언주=코엘료는 ‘사람들이 꿈을 이루려는 순간, 마지막으로 들었던 돌을 내려놓기 때문에 이뤄지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끝까지 자신을 믿어보세요.

△송하담=저는 신춘을 자기 검증과 자기 증명의 과정으로 생각했습니다. 포기하시지 마시고 자신의 세계를 관철시키시기 바랍니다.

△이지요=“난 최선을 다해 공부했고, 노력의 기쁨이란 게 어떤 것인지 그 뜻을 알게 된 것 같아. 열심히 노력해서 이기는 것 다음으로 좋은 것은 열심히 노력했으나 졌다는 것이야.” 빨간 머리 앤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저는 늘 이 마음이었어요.

△유인자=저도 숱한 실패가 있었죠. 조급해지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쓰는 것 못지않게 내 시를 분석하는 것을 권합니다. 여유를 갖고 초심을 잃지 않는 것, 그래야 생동하는 동심을 담을 수 있답니다.

정리=허남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