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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거리두기 해제 한달 '아직은…'] 방역 최일선 괴리감… 힘 부친다

 

 

"괴리감이 크죠. 바깥에선 마스크도 벗고 다니는데…."

경기도의 한 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있는 한모(45)씨는 요즘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을 보며 부쩍 다른 세상에 살고 있음을 체감한다. 지난달 18일 사적 모임 인원과 시간을 제한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이후 사회 전반에 퍼진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한씨에겐 낯설게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는 여전히 방진복을 입은 채 요양원 어르신을 돌보며 매주 2번씩 PCR 검사를 받고 있다. 집단감염에 취약한 요양원 특성상 고도의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하는 건 기본이다. 돌봄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명감을 가지고 일한다. 하지만, 몸도 마음도 지쳐있다는 게 한씨의 이야기다.

한씨는 "감염을 예방하면서 어르신들을 돌봐야 한다. 요양원 종사자들은 기본적으로 기저질환이 있거나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어르신들을 돌보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있다"면서도 "어떤 때는 어르신 9~10명을 한 번에 관리해야 할 만큼 인력난에 시달리니까 힘에 부치기도 한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요양보호사 매주 2번 PCR 검사 여전
지난달 18일 이후 코로나 사망 2652명
마스크 벗은 바깥 딴세상·우울 호소


2천652명.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난달 18일부터 16일 0시까지 집계한 코로나19 사망자 숫자다. 일상 회복으로 나아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코로나19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있다. 요양보호사처럼 종식되지 않은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사람들 역시 존재한다.

방역현장 최일선에서 지난 2년간 헌신한 보건소 직원들 중 일부도 여전히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특히, 재택치료자를 관리하는 직원들은 지금도 24시간 교대 근무를 하면서 응급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이송과 병상 배정이 필요한 경우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기존 1급이던 감염병 등급이 2급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군에서까지 파견되던 지원 인력도 대폭 줄었다. 말 그대로 마지막까지 남아 코로나19에 맞서고 있는 사람들이다.

경기남부의 한 보건소장은 "우울감을 호소하는 직원들이 많다. 위기보다 회복이 부각되는 상황이다 보니 관심도 자체가 줄어 더욱 힘들어 하는 상황"이라며 "직원들의 정신 건강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자체 대응 방안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