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천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모든 선거 때마다 ‘충격적’ 선택으로 정치권을 긴장시키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민주당에는 특히 그렇다. 국회의원 선거로 보면 2012년 치러진 19대 총선 때 통합진보당(김선동)을 밀어주며 민주통합당(노관규)에게 패배를 안긴 곳이다. 2014년 7월 열린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때는 새정치민주연합(서갑원) 대신, 새누리당(이정현)에게 처음 문을 열어준 곳이기도 하다. 2016년 20대 총선도 더불어민주당(노관규)이 아닌 새누리당(이정현)에 힘을 실어줬다.

지방선거도 비슷하다. 2010년 치러진 제 5회 지방선거 때는 무소속(노관규) 후보를 밀었고, 2012년 4월 재·보궐 선거도 무소속(조충훈) 후보에게 승리를 안겼던 곳이다. 2014년 제 6회 지방선거에서도 새정치민주연합(허석) 대신, 무소속(조충훈) 후보를 찍었다. 10년 넘게 민주당 후보에게 지역을 맡기지 않은 곳이 순천인 셈이다. 최근 시장 후보들에 대한 언론사 여론조사에서도 무소속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인지 25일 찾은 순천시 연향동 동부상설시장과 신대지구 롯데마트 인근에서 만난 유권자들 분위기도 민주당에 ‘고분고분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동부상설시장 앞에서 만난 유권자는 “꽂기만 하면 당선이라는 오만함을 버려야할 것”이라며 “그게 공정과 원칙을 강조해온 경선 맞냐”고 물었다.
순천시행의정모니터연대가 최근 민주당 공천과 관련, “일당 독재와 같은 민주당의 기득권 정치가 계속되는 한 지역정치의 민주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뼈저리게 공감하며 정당이 아니라 사람을 중심으로 활기찬 지방자치를 만들기 위한 유권자들의 바른 선택을 촉구한다”고 내놓은 성명과도 무관하지 않은 듯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시민들 팽개치고 자기 이익 쫓아 간 사람을 쉽게 믿을 수 있겠어”라는 말도 들렸다.

순천시장 선거는 민주당 오하근 후보와 무소속 노관규 후보, 무소속 이영준 후보 간 3파전으로 치러지지만 사실상 오 후보와 노 후보간 양자 대결로 보고 있는 게 지역민 정서다.
오 후보는 청년, 중도매인, 시니어노조 등의 지지선언을 이끌어냈다며 연일 홍보자료를 내며 지역 전체로 확산해나가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유독 반 (反) 민주당 정서가 강하게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유권자들을 어떻게 설득할 지가 관건이다.
노관규 후보도 순천만정원박람회 성공개최와 뇌심혈관센터 유치 등의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노 후보는 순천지역에서 공천잡음이 일면서 지지의 추이가 자신에게 기울고 있다는 판단이다. 노 후보는 정치적 도덕적 자질과 능력 면에서 우위에 있는 후보를 지지해달라며 표심에 호소하고 있다.
양강 구도 속에서 사계절 관광도시 구축, 스카이큐브 노선 연장 등을 외치고 있는 이영준 무소속 후보가 얼마나 많은 시민들의 마음을 얻을 지도 순천시장 선거를 보는 재미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순천=김은종 기자 ej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