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사고 후 학내 보안 문제 대두
경남대·창원대 등 개방돼 쉽게 왕래
학생 “외부인 출입·음주 사고 걱정”
대학 측 “학내 범죄 예방 노력할 것”
최근 인천에서 ‘인하대 성폭행 사망’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심야시간 대학 캠퍼스 건물 출입 보안 문제가 대두되고 있지만 창원지역 대다수 대학들은 심야시간에도 외부인이 자유롭게 강의동 등 건물에 출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개선이 요구된다.
20일 오전 1시께 취재진이 경남대학교를 직접 방문한 결과, 정문부터 한 강의동 옥상까지 별다른 제지 없이 출입이 가능했다. 해당 강의동은 정문은 보안 시스템으로 닫혀 있었지만 쪽문 2곳은 열려 있어 쉽게 출입이 가능했다. 강의동 내·외부에는 출입을 제지할 경비원도 없어 옥상까지 큰 무리 없이 올라갈 수 있었다. 이외 강의동도 정문은 닫혀 있었지만 쪽문은 개방돼 있어 누구나 쉽게 왕래할 수 있었다.

비슷한 시간대 창원대를 방문한 결과, 마찬가지로 어느 누구나 정문에서부터 동아리방, 학생회실이 위치한 학생회관 안까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다. 이후 마산대, 창신대, 창원문성대도 같은 방법으로 방문해 본 결과 마산대는 강의동에 출입할 수 있었고 창신대는 강의동 문은 닫혀있었지만, 학생회관은 들어갈 수 있었다. 창원문성대는 강의동이 닫혀 있었지만 체육관은 열려 있었다.
수도권을 비롯한 타 지역 대학은 대다수 학생증 등을 통해 낮밤 구분 없이 건물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는 보안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이는 외부인의 출입을 막아 범죄 노출 가능성을 줄이면서도 대학 공간을 24시간 학생들에게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학생들은 심야시간에는 보다 엄격하게 외부인 출입을 제한해야 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경남대 학생 장모(22·여)씨는 “인하대 사건을 접하고 부모님이 전화로 몸조심하라며 걱정하셨다”며 “새벽 시간에도 외부인이 마음대로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막연한 두려움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 박모(21)씨는 “시험 기간에는 특히 과방, 강의실이 열려 있어 공부도 하지만 거기서 자거나 술을 마시는 경우도 있다. 술에 취하면 위험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으니 관련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경남대학교 관계자는 “인하대 사건 이후에 보안을 더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미흡한 부분이 생긴 점은 즉각 보완할 것이다”며 “위탁 보안 업체 감독자를 불러 보안 문제가 없도록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창원대 관계자는 “심야에도 문이 열리는 곳은 전수 조사를 진행해 보안시설을 추가할 예정이다”며 “인하대 사건 이후 보안업체에도 야간 순찰을 강화해 달라고 했고 학내 범죄 사각지대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지난 15일 새벽시간대 인천 인하대 재학생 A(20)씨가 지인인 20대 여성 B씨를 강의동에 데려가 성폭행한 뒤 숨지게 한 혐의로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다. 교육부는 최근 인하대 사망 사건에 대한 대책으로 심야시간대 출입 통제와 함께 순찰 강화, CCTV 설치 확대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글·사진= 김용락·박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