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전북 현안들이 잇따라 벽에 부딪히며 돌파구 마련이 시급해졌다. 새만금 국제공항은 1심 법원의 취소 판결로 추진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고 완주·전주 통합은 주민 갈등 속에 표류 중이다. 2036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 역시 국정과제에 명확히 명시되지 않으면서 동력이 약화된 모양새다.
이에 지역 현안에 대해 질의 응답할 수 있는 자리인 대통령 타운홀 미팅이 현 상황을 타개할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조속히 행사를 개최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역에서 거세게 일고 있다.
17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통령 타운홀 미팅은 권역별 순차 진행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미 광주·전남, 충청·대전, 부산, 강원에서 열렸고 남은 지역은 전북과 울산, 경북, 제주 등이 거론된다.
특히 전북은 새만금국제공항의 불확실성, 완주·전주 통합 갈등, 올림픽 유치 동력 약화 등 지자체 차원에서 풀기 어려운 과제가 한꺼번에 겹쳐 다른 지역보다 앞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추석 연휴와 국정감사가 겹치는 10월에는 한 달 전체가 공백이기 때문에 현안의 시급성을 고려하면 9월이 최적기라는 게 전북특별자치도의 염원이다.
타운홀 미팅은 전북이 당면한 난제를 대통령에게 직접 제기하고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공개 무대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도와 지자체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현안이 많아 대통령의 약속이 선행돼야 사업의 추진력이 붙는다는 게 지역 안팎의 공통된 인식이다.
30년째 미완으로 남아 있는 새만금의 SOC 현안이 대표적이다. 새만금국제공항은 법원의 취소 판결로 내년도 국비 1200억 원 확보조차 불투명해졌다. 이 때문에 사법부의 제동에 맞서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이 직접 필요성을 강조해야만 다시 추진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새만금 신항만 배후부지 국비 전환 역시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의 지원이 가시화되지 않아 답보 상태인 탓에 대통령과의 공개적인 논의가 이 같은 난제를 풀 실질적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완주·전주 통합도 지역 최대 갈등 현안이다. 찬성 측은 행안부가 조속히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반면, 반대 측은 여론조사에서 반대가 우세할 경우 투표 자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어느 쪽 결론도 반발이 불가피해 행정안전부가 권고 결정을 미루면서 갈등만 장기화되고 있다. 대통령이 전북을 직접 찾아 주민 의견을 청취하고 중재에 나서야만 국면 전환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는 이유다.
정부가 최근 확정한 123대 국정과제도 전북 현안과 긴밀히 맞닿아 있다. 도는 자체 검토를 통해 도정 핵심 사업 74개를 국정과제와 연계 가능한 과제로 분류했다. 문화·체육, 교통·물류, 산업·에너지, 균형발전, 의료·복지 등 전 분야를 아우르는 대응 틀을 세웠지만 2036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는 본 과제에 명시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도 관계자는 “정부 부처와 국회를 상대로 설득 작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지자체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며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할 수 있는 타운홀 미팅이야말로 현안 돌파를 위한 가장 확실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타운홀 미팅의 시기도 중요하지만 주관 부처도 핵심 변수로 꼽는다. 강원도는 관광 현안에 맞춰 문화체육관광부가, 부산은 해양 현안에 맞춰 해양수산부가 각각 준비했다. 전북의 경우 완주·전주 통합과 특별자치도 권한을 관할하는 행정안전부나, 새만금·광역교통망을 총괄하는 국토교통부가 맡아야 현안에 맞는 논의가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도와 각 지자체가 얼마나 치밀하게 준비하느냐도 성패를 가를 관건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앞선 타운홀에서 지자체 준비 부족으로 대통령이 현안에 의문을 품거나 ‘재검토’를 지시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며 “전북만큼은 구체적 근거와 실행 방안을 마련해 대통령의 확실한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