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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주변 소음 민원에 볼륨 다운… 학교운동회 ‘잔치 대신 눈치’

“시끄럽다” 전화, 행사 양해 진땀
소리 줄여 진행 “주민 이해 아쉬워”
“단지내 학교는 선호하며 이기적”
임태희 도교육감 “학생들에 상처”


경기도내에서 일부 민원인들이 학교 운동회로 인한 소음 문제를 제기하면서 ‘잔치’가 돼야 할 운동회가 남들의 눈치를 보는 행사가 되고 있다.

 

학생들의 웃음소리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열려야 할 운동회가 소음 민원으로 음량을 줄여가면서까지 진행해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도내 학교에서 학교 운동회와 관련한 소음 민원 제기를 받는 일은 이제 흔한 일이 됐다. 과천의 A 초등학교도 운동회 소음과 관련한 민원이 있었다. A교는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운동회를 개최했는데 운동회 기간 도중 학교로 시끄럽다는 민원을 제기하는 전화가 걸려 왔다. 학교 측에서는 민원인에게 1년에 이맘때만 있는 행사로 양해를 부탁한다고 설명하며 진화에 나서야 했다.

 

이런 민원이 있자, 학교는 마이크 볼륨을 낮추며 소리를 줄인 채 운동회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놀며 왁자지껄해야 할 학교 운동회가 주변 주민들의 소음 민원으로 인해 주눅이 든 채 열려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해당 학교는 매년 운동회를 열지만, 이같은 소음 민원 제기로 내년에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도내 한 초등학교 관계자는 “학교 운동회는 아이들이 1년에 한 번 다 함께 참여해 진행하는 행사”라며 “소음이 다소 있더라도 주민들이 이해해 주시면 좋은데 일부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강경숙(조국혁신당·비례) 국회의원실에 따르면 강 의원은 최근 각 시도교육청으로부터 학교 운동회 관련 소음 민원접수 현황 자료를 제출받았다. 도에서는 지난 2020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5년간 총 31건의 민원이 접수돼 전국에서 접수 건수가 가장 많았다.

 

학교가 아파트 단지 안에 있으면 부동산 가격이 올라 이를 선호하지만, 정작 1년에 한 번 있는 학교 운동회 소음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의 모습이 ‘이기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정이 이렇자 임태희 경기도교육감까지 나서 학교 운동회에 대한 민원 제기가 학생들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나섰다. 임 교육감은 25일 자신의 SNS 계정에 올린 글에서 “‘학교 운동회가 민원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운동회를 막으면 민원은 해결될지 몰라도 학생들에게는 큰 상처가 되는 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