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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추사 김정희, 마애명 ‘영천(靈泉)’ 방선문에서 확인

오라동, 마애명 정밀실사와 탁본 과정에서 위치 알아내
매국노 이완용 마애명...광복 후 오라동 주민들 지워버려


‘신선이 사는 곳으로 들어가는 문’이란 뜻을 가진 제주시 오라동 방선문(訪仙門) 계곡에서 구전으로 전해졌던 추사 김정희(1786~1856)의 마애명인 ‘영천(靈泉)’이 확인됐다. 마애명은 바위나 절벽에 글과 시(詩)를 새겨 넣는 것이다.

 

제주시 오라동(동장 강리선)은 최근 5개월 동안 방선문 계곡의 마애명을 탁본과 사진으로 기록하는 과정에서 추사의 글씨인 영천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마애명 영천은 제주교도소 동쪽 200m 지점 속칭 ‘창꼼소’ 인근의 높은 절벽에서 확인됐다.

 

김정희는 9년간의 제주 유배생활 중 1848년 12월부터 1849년 2월까지 제주목에 체류하던 시기에 방선문을 찾았고 ‘각하천’(일명 가카원이)을 ‘신령스러운 샘물’이라고 칭하며 영천(靈泉)이라는 글씨를 남겼다.

 

유배 중에 김정희는 제자인 이기조와 그의 동생 이기온과 인연을 맺었다. 눈병에 걸린 이기온이 한천의 지류에 있는 각하천의 물로 눈을 씻어 병이 나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영천을 써주었다.

 

당시 16세였던 이기온은 글씨를 소중히 간직하다가 각하천 절벽 위에 새겨 놓았다. 이기온은 면암 최익현이 방선문을 거쳐 한라산을 오를 때 길 안내를 하기도 했다.

 

오라동은 대한제국의 학부대신 이완용이 1906년 11월 6일부터 26일까지 20일간 제주 방문에서 방선문에 남긴 마애명을 확인했다. 이완용의 마애명은 광복 후 오라동 주민들이 지워버려 현재는 흔적만 남았다.

 

오라동은 방선문 마애명의 정밀실사와 탁본으로 마모된 글자를 판독·복원했고, 그 기록을 담은 ‘방선문, 한라산 신선을 찾아서’를 최근 발간했다.

 

강리선 오라동장은 “오랜 세월 마멸로 사라져가던 방선문의 역사와 기록을 정밀하게 복원하기 위해 탁본과 사진으로 기록하면서 마을의 유산을 후대에 남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방선문 계곡에 있는 마애명은 현재 64개가 확인됐다. 주로 18~19세기에 새겨 놓았으며, 가장 오래된 마애명은 제주판관 정동리(1726~1728)가 새겨 놓은 ‘쌍계석문(雙溪石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