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경인 Pick] 경기도내 계속되는 택배대란
36도의 폭염이 계속된 3일 오전 성남시 중원구의 한 아파트 앞 도로. 하얀 천막이 서로 마주보며 설치돼 있었다. 천막 안엔 각 동수가 적혀있었고, 그 아래엔 각 세대별 택배가 놓여있었다. 택배를 가지러 천막 안으로 들어간 입주민은 "숨이 턱턱 막힌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왜 집 앞이 아닌 천막으로 택배를 가지러가야 했을까. 이는 택배 차량의 아파트 지하주차장 출입 문제에서 비롯됐다. 이곳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높이는 2.3m. 그러나 택배 차량 높이는 2.6m다. 아파트 측은 안전 문제를 앞세우면서 지난 5월부터 구급차 등 긴급 차량을 제외한 모든 차량의 지상 출입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택배 차량은 지하주차장으로 가야하지만, 높이가 낮아 들어갈 수가 없었다. 결국 천막이 등장했다. 양측의 입장은 팽팽히 맞선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아파트가 건축될 당시부터 지상에 차 없는 아파트로 계획됐다. 택배 차량이 지상을 오갈 경우 아이들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택배기사 A씨는 "대형 TV나 에어컨 배달 차량은 지상으로 출입한다. 형평성에 맞지 않는 조치"라고 토로했다. 수차례 지상 출입을 요청했지만 소용없었다는 게 A씨 하소연이다.
- 서승택·윤혜경기자
- 2023-07-04 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