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성에서 시작된 경기도 미분양의 그늘이 올해 상반기 수원까지 번졌다. 부동산 급등기 시절 ‘수·용·성(수원·용인·성남)’으로 불리며 경기남부권 집값을 리딩했던 지역들마저 청약에서 고배를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 올 1월부터 6월까지 모집공고를 내고 청약을 마친 경기도 소재 아파트는 35개 단지(1만9천26가구)로 집계됐다. 이중 공공분양 본청약과 잔여세대 분양전환 등을 뺀 민영주택은 23개 단지, 1만2천282가구 수준이었다. 상반기 분양 물량 3건 중 1건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이 참여한 국민주택 분양이었던 셈이다. 민간 건설사 분양은 3건 중 2건 꼴이었다.
분양 물량은 크게 줄었다. 국토교통 통계누리를 보면 지난해 상반기 경기도 주택건설 분양실적(공동주택) 합계는 3만3천545가구다. 여기서 임대와 조합물량을 제외한 분양물량은 2만4천298가구다. 전년동기 대비 분양 물량이 49.4% 감소했다.
도내 분양 물량이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성적은 좋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부천을 시작으로 양주, 김포, 구리, 용인, 남양주, 의왕, 수원, 고양, 화성, 평택, 안성, 여주 등 도내 곳곳에서 분양이 진행됐다. 1·2순위 합쳐 총 1만336가구 모집에 3만9천14명이 지원했다. 올해 상반기 민간아파트 분양 평균 청약 경쟁률은 3.8대 1 수준이다.
특히 수원과 용인 청약 성적을 눈여겨볼 만하다. ‘북수원 이목지구 디에트르 더 리체2차’는 1·2순위 1천678가구 모집에 477명이 지원했다.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2단지는 1천630가구를 모집한 1·2순위 청약에 634명이 통장을 썼다. 두 단지 평균 경쟁률은 각각 0.3대 1, 0.4대 1. 경기도 청약시장에서 불패를 보였던 수원과 용인 경쟁률이 경기도 전체 평균을 밑도는 상황이다.
평균 경쟁률을 웃돈 곳은 6개 단지에 불과했다. ‘구리 한양립스’와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A48블록 금성백조 예미지’가 각각 3.9대 1, 4.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어 ‘고강역 신원아침도시 퍼스티지(5.4대 1)’, ‘고양 더샵포레나(5.8대 1)’가 평균 경쟁률을 넘겼다.

두 자릿수의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는 화성과 의왕뿐이었다. 화성의 경우 견본주택 개관 당시부터 구름인파가 몰린 민간참여형 공공분양 ‘동탄 포레파크 자연앤 푸르지오(5월12일자 12면 보도)’다. 일반분양 351가구에 2만6천372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무려 75.1대 1이다.
의왕에서는 ‘제일풍경채 의왕고천’이 21.6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 2022년 이후 3년만에 진행된 본청약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후분양 아파트다. 동탄처럼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가 청약흥행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