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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강원나무기행]사시사철 부릅뜬 눈으로 참된 신앙을 지키는 파수꾼

(5) 춘천미술관 앞 위성류(渭城柳)

 

#평화, 생명의 상징

춘천미술관 입구에는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이름도 특별한 위성류(渭城柳)다. 위성류는 지중해 연안에서 중앙아시아 북쪽, 중국에 이르는 지역에 걸쳐 염분이 낀 사막이나 바닷가, 산악지대 및 반건조 지대에서 자란다. 이 나무는 가뭄, 염분이 있는 토양에도 잘 견뎌 사막지대 방풍림으로 심는다. 잎은 소나무처럼 보이고 가지는 버드나무처럼 늘어져 있다. 낙엽 활엽수 교목으로 중국이 원산이며, 우리나라에 들어온 위성류는 중국 원산으로 신장 위구르자치구나 감숙성 일대에서 자라는 나무다. 다른 나무가 말라 죽는 최악의 기상조건에도 위성류는 잎이 가늘어 수분 증발을 억제하고 땅속 30m까지 뿌리를 내려 지하수를 흡수하는 능력으로 살아남는다. 성경에서는 에셀나무라고도 부른다. 성경 구약성서 창세기 21장 33절에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함께 하심으로 블레셋(팔레스타인)의 땅에서도 안전하게 지내면서 그들의 왕 아비멜렉으로부터 서로 평화할 것을 요청받는다. 이에 아브라함은 브엘세바(맹세의 우물)에서 서로 언약을 세우고 영생하시는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면서 에셀나무를 심는다'는 구절이 보인다.

#옛 중앙교회 역사를 증언하며 예술적 감성 풍겨

이 나무는 춘천미술관의 전신인 춘천중앙교회와 관련이 깊다. 이스라엘에 흔히 자생하는 상록수인 위성류는 다른 식물들이 살지 못하는 곳에 자생하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녀 생명의 나무라고도 불린다. 중앙감리교회는 춘천의 교회 중 가장 오래된 교회다. 1898년 서울 남송현교회(현 광희문교회) 선교부가 춘천을 방문해 복음을 전파하기 시작했다. 일제강점기 사용했던 요선동 예배당이 6·25전쟁으로 완파되면서 임시예배 장소로 덜 파괴된 병원 건물을 사용했다. 비가 오면 천장에서 빗물이 흐를 정도로 예배당 환경이 열악해, 미 감리회 선교부에서 이러한 예배당의 환경 개선을 위해 지원한 500만원과 교인들이 모은 교회 복구비 100만원을 합쳐 옥천동에 춘천중앙교회(현재 춘천미술관)를 건축했다. 옥천동 73번지에 대지 658평, 연건평 172평, 2층 벽돌 예배당이 모습을 드러낸 1955년 10월18일 봉헌예배를 가졌다. 나무는 춘천중앙교회를 지은 후 심은 기념수로 보인다. 나무의 수령은 100년 정도이며 나무 표피가 세로로 갈라지면서 다양한 문양을 보여준다. 화려한 가지와 잎을 자랑하는 한편 단아한 자태를 뽐내는 나무는 춘천미술관의 문지기답다.

#1년에 두 번 꽃 피우는 나무

위성류는 기상과 관련이 깊어 비가 올 것 같은 날씨를 먼저 알아 기를 움직여 대응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 서리와 눈이 와도 얼지 않아 예부터 성스러운 나무로 여겨왔다. 위성류라는 명칭의 유래는 다양하다. 줄기가 버드나무처럼 늘어져 버들 류(柳)라는 이름이 붙었다. 비를 관장한다고 해서 우사(雨師)라고도 불리며, 비를 맞으면 실처럼 늘어져 우사(雨絲)라고도 불렸다. 또 머리카락을 축 늘어뜨린 사람을 닮았다고 해 인류(人柳), 길게 늘어져 장수하는 사람을 빗대어 장수선인류(長壽仙人柳)라는 애칭도 있다. 1년에 3번 꽃을 피운다고 해 삼춘류(三春柳)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사실 꽃은 1년 동안 봄과 여름에 두 번 핀다. 5월에 피는 꽃은 묵은 가지에 달리며 크지만 열매를 맺지 못하고, 8∼9월에 피는 것은 새로 난 가지에 달리고 작지만 열매를 맺는다. 나무 높이는 5m가량으로 주로 과거 양반가에서 정원수나 연못가의 풍치목으로 심었다.

김남덕사진부장 kim67@kwnews.co.kr